- 상인들 상업용지 축소 요구에도 경남개발공사 원안 분양 강행
- 정치권 "개발이익금 때문" 비난
- 창원시 "토지 소유자 반발 크고 국토부서 변경안 승인 안해" 해명
경남 KTX 창원중앙역 역세권 개발을 두고 창원 시가지 기존 상인들이 상권 몰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인들은 기존 상권과 앞으로 형성될 역세권 상권 간 상생 방안으로 역세권 내 상업용지 축소를 요구했으나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경남개발공사 측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난 13일 창원중앙역세권 개발지구 내 상업용지 26필지 2만6600㎡를 계획했던 원안대로 분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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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본 창원중앙역세권 개발지 일대. KTX 창원중앙역과 맞붙어 있고 사업지 오른쪽에는 경남도와 경남도의회, 경남경찰청 등 여러 기관이 있다. |
■ "역세권 개발로 기존 상권 몰락"
경남개발공사는 2007년부터 KTX 창원중앙역 역세권인 창원시 의창구 용동 63 일원 29만3596㎡에 1386억 원을 투입해 도시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역세권 개발이 착착 진행되자 기존 상인들은 술렁거렸다. 역세권이 기존 상권과 맞붙은 데다 경남도청 경남도의회 경남경찰청 등 여러 기관과도 인접해 있어 주변 상권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창원중앙역 주변에는 상업시설이 전혀 없다. 그러나 앞으로 역세권 개발에 따라 상업시설과 유통·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면 상남동 등 시가지 내 기존 상가를 찾던 고객을 흡수할 것은 불을 보듯 하다.
예를 들어 KTX를 타고 창원국가산단 기업체에 출장 온 회사원 등 대부분은 현재 시가지인 상남동과 사파동, 용지동 등지 상가에서 식사 또는 숙박을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창원중앙역 역세권에 상권이 형성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가지까지 가지 않고도 KTX역과 가까운 쪽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기존 시가지 상권은 몰락을 우려할 만큼 타격을 받을 게 뻔하다.
이 때문에 시가지 상인들은 역세권 상업용지 축소를 요구해 왔음에도 경남개발공사가 애초 계획대로 분양 공고를 하고 분양을 강행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역세권 상업용지의 건폐율은 60% 이하, 용적률은 500% 이하로, 최고 10층까지 지을 수 있다. 전체 개발 면적의 9.1%에 해당한다.
앞서 2014년 11월 경남개발공사는 시가지 상인들의 상업용지 축소 민원이 잇따르자 실시계획 중 상업용지 축소안을 마련하는 등 민원을 고려하는 듯했다. 상업용지의 규모를 2만6600㎡(전체의 9.1%)에서 8556㎡ 줄인 1만8044㎡(전체의 6.1%)로 토지이용계획 변경을 검토했다. 상업용지를 줄이는 대신 3만138㎡(전체의 10.3%) 규모인 공공업무 용지를 늘려 3만8694㎡(전체의 13.2%)로 잡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분양 시에는 원안대로 회귀했다.
상남동 상인 김모(50) 씨는 "상남상인연합회와 숙박업협회 등이 꾸준하게 창원중앙역세권 내 상업용지 축소를 요구했음에도 경남개발공사는 원안대로 밀어붙였다. 요즘 전반적으로 장사하기가 정말 어렵다. 시가지 내 숙박시설 일부는 문을 닫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상권을 죽이는 행위를 공기업이 앞장서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상인들은 창원중앙역세권에 대해 친환경적인 저밀도 개발을 해야 시가지 상인과 역세권 상인 간 상생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시가지 상권의 몰락이 역세권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경남개발공사가 끝내 역세권 상업용지를 원안대로 분양하자 허탈해하고 있다. 기존 상권과 역세권 상권이 상생하는 길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 "원안 강행은 개발이익 때문"
상인뿐만 아니라 정의당 등 정치권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창원시의회 노창섭(정의당) 의원은 최근 시의회 시정 질의에서 "경남도의회 역시 창원중앙역세권 상업용지 축소를 요구한 바 있다. 상남동 등 인근 시가지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며 울상이다. 그런데도 창원중앙역세권 사업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따졌다. 창원시와 경남개발공사는 협약에 따라 창원중앙역세권 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노 의원은 또 "2011년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창원시의 목표 인구를 220만 명으로 잡았더라. 하지만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창원시 인구는 106만8000명이다. 이처럼 부풀려진 보고서를 통해 창원중앙역세권 상업용지 규모를 결정한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역세권 상업용지 면적을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정부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이에 따른 개발사업 변경안을 승인하지 않았고, 역세권 건물 층수를 낮추는 방안도 협의했으나, 토지 소유자 등의 반대로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상업용지 분양 규모를 축소하지 않고 원안대로 강행한 것은 개발이익금과 무관하지 않다. 경남개발공사도 상업용지를 줄이면 손실 발생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개발이익금에 대한 재협상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이 주장하는 창원중앙역세권 사업 수지 분석 내용을 들여다보자. 이에 따르면 2013년 10월 실시계획 승인 당시 개발부담금(12.5%)을 내고도 269억 원이 남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시와 경남개발공사가 나눠 가지면 각각 135억 원을 얻어 이익률이 9.7%이다. 그러나 원안대로 분양한 결과 상업용지 낙착률은 166%나 됐다. 개발부담금을 내고 남는 게 920억 원, 이를 양측이 나누면 460억 원으로 이익률이 33.2%에 달한다. 노 의원은 "이러한 이유로 원안대로 상업용지를 분양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게 돈벌이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도의회 여영국(정의당) 의원도 "2014년부터 상남동과 중앙동, 용호동 등지 주변 상권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창원중앙역세권 상업용지 조정을 촉구했지만, 시행사인 경남개발공사는 원안대로 분양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여 의원은 "자영업자 시름은 깊어가는데 경남개발공사 등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막대한 개발이익금만 챙기려 한다"고 비난했다.
# 창원중앙역세권 개발사업
- KTX 이용객 주 타깃, 주점·숙박 온갖 시설 다 들어서
- 29만3596㎡ 규모 1386억 투입, 상업용지는 22필지 2만6600㎡
- 공원·문화·종교 시설 등도 입주
경남 KTX 창원중앙역세권 개발 사업은 시행자인 경남개발공사가 창원시 의창구 용동 63 일원 29만3596㎡에 1386억 원을 투입해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곳 2만3999㎡에는 유통·물류시설이, 상업용지 2만6600㎡에는 커피숍과 분식점 등 휴게음식점, 호프집 식당 횟집 등 일반음식점, 호텔 모텔 여관 등 숙박시설, 단란주점 노래연습장 쇼핑몰 병·의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3만138㎡의 공공·업무용지에는 의원, 문화 관련 시설 등이 자리잡게 된다.
도시기반시설용지 18만3567㎡ 중 6만10㎡에는 근린공원 2곳과 소공원 1곳 등 3곳 공원이 조성된다. 물을 가둬두는 저류시설도 공원 내에 들어선다. 창원중앙역세권 개발 부지 중앙 2908㎡에는 광장이 마련되며, 1만8245㎡에는 노외주차장이 설치된다. 이 밖에 7만8614㎡에는 도로를 개설하고 녹지공간도 조성한다. 기타 시설용지 2만9292㎡에는 문화시설 등 공공시설과 사회복지시설, 종교시설, 스포츠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창원중앙역세권은 KTX 창원중앙역 앞에 자리 잡아 KTX를 이용하는 승객과 KTX를 타고 창원국가산단 내 기업체에 출장 온 회사원 등이 식사나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인근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신흥 상권이 들어서는 셈이다. 기존 창원 시가지 내 상가에서 창원중앙역세권 상업용지를 줄여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했던 것도 바로 이런 사정 때문이다.
창원중앙역세권 개발 사업은 애초 올해 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상업용지 축소 문제를 둘러싸고 주변 상가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주춤거렸다. 일단 내년 8월 말 부지 조성을 끝낸 뒤 상가 신축 공사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상권 형성은 오는 2018년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