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까지 김해지역 시범운용

공영주차장 인근 전주(전봇대)를 전기자동차 충전소로 이용하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가능 지역은 전국에 3만 곳에 달해 성공한다면 전기자동차 보급의 최대 걸림돌인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부산울산지역본부는 세계 최초로 콘크리트 전주와 지상변압기에 충전기를 융합시킨 '전주 일체형 전기차 충전소'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급속 충전기 1대 가격은 약 3000만 원이지만, 굴착과 관로·전선 등 충전소 설치에 보통 4000만 원이 드는 데다 부지 매입 비용은 별도여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었다.

전주 충전소는 전기를 공급하는 전주의 고유 기능에 전기차 충전소 역할을 접목했다. 전주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지를 매입할 필요가 없고 전주의 전기를 그대로 끌어오면 돼 설치비용은 100만∼200만 원 정도다. 기존 충전소와 달리 전국 공용 주차장 인근에 설치된 전주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접근이 쉽다. 본부는 충전소 부지 매입비와 충전기 전원 연결 설치비 등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드는 7600억 원의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아이디어는 한국전력 김해지사 진봉건 차장이 지난 1월 직원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지난 5월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본부는 오는 28일 김해시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 업무협약을 맺어 올 연말까지 김해시 내동 연지공원, 어방동 가야테마파크, 장유 롯데아울렛, 진영 봉하마을 등 4곳에 이 시설을 설치해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시설 보급과 유지·관리는 한전이 맡고, 김해시는 공영 주차장의 주차공간을 제공한다.

충전 방식은 저속(5~6시간), 중속(1~2시간), 급속(15∼30분) 등 3가지다. 충전 요금은 카드결제 등 현재 전기차 충전소와 비슷하게 정할 예정이다. 본부는 운영 결과를 지켜본 뒤 안전성을 확보해 전국 3만 전주에 충전소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본부 관계자는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면 전기차 보급이 대폭 늘어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며 "이는 세계 최초의 시도로 한국의 충전기술이 세계시장에 수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