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부도로 부산지역 서민 가계를 무너뜨린 삼부파이낸스의 정산법인 자산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법인 대표 하모(67) 씨의 형량이 1심보다 늘었다.

부산고법 형사2부(박영재 부장판사)는 20일 삼부파이낸스 잔여 자산을 분배하려고 만든 정산법인의 자산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구속기소된 하 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하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면서 5억3200만 원을 추징했다. 하 씨는 1심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범죄로 7년을, 범죄수익 은닉 규제법 위반 범죄로 8월을 선고받았다. 하 씨는 두 원심의 선고 형량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 두 건의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삼부파이낸스 사태의 피해 회복을 위해 설립된 회사의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계획적으로 횡령하고, 이를 차명계좌 등으로 은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로 인해 삼부파이낸스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 씨는 삼부파이낸스 피해자 단체인 투자자협의회 등과 협의해 삼부파이낸스의 채권 등 자산을 양수해 관리하면서 공평하게 이를 분배하기로 설립한 C사의 공동대표다. 하 씨는 C사 자금 58억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삼부파이낸스 사태는 양재혁(62·구속기소) 대표이사가 횡령 혐의로 1999년 구속된 뒤 자금난으로 투자자 6532명이 투자금 2284억 원을 회수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피해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