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친절·서비스 강화

- 정차면 지키기·위급 상황 대처
- 착석 후 출발·정차 후 하차 운동
- 교통약자 배려 저상버스 확대도

◇시설 개선 접근성 높이기

- 운행정보 제공 BIT 설치 바람직
- 승객 대부분 소음·악천후 무방비
- 냉난방·스마트 정류장 고려할 만

부산시가 추진하는 행복버스 만들기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시내버스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시는 2007년 준공영제 이후 버스 인프라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북구 구포시장 앞, 사하구 하단동, 부산진구 서면 등에 설치된 버스 환승센터를 비롯해 정류소에서 버스 운행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BIT(Bus Information Termanal) 등이 대표적인 인프라다.

이런 시설은 승객들에게 편리와 안전을 준다. 교통 약자들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더 안전한 시내버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 버스 환승센터에 시민들이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승객 안전 중심

2013년 12월 13일 해운대구 중동에서는 버스에서 내리는 승객이 뒤에서 달려온 오토바이에 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버스가 정류소에서 10m 이상 떨어진 곳에 승객을 내리면서 발생한 사고다. 2012년 10월 28일 동래구 온천동에서는 버스에서 내리던 승객이 자전거에 받혀 부상했다. 당시 차량 정체 때문에 버스기사가 정류소가 아닌 곳에 승객을 내린 것이 사고 원인이다.

시가 올해 역점 대중교통정책으로 추진하는 '행복버스'의 초점은 시민 안전이다. 이 정책은 승객들이 편안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달부터 서구청~교대역(26㎞) 110개 정류소에 '정차면 지키기' 시범구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시범운영 구간에는 지역 시내버스 140개 노선 중 38%인 54개 노선 버스가 영향을 받는다. 200여 명의 시민모니터단이 준수 여부를 감시한다. 시민모니터단은 시내버스의 급제동과 급출발도 감시한다.

버스기사의 위급상황 대처 능력과 친절 수준 향상을 위한 교육도 펼치고 있다. 승객 안전 및 차내 질서 유지를 위해 비상상황 시 버스 승무원이 직접 육성으로 승객들을 안내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업체별로 전문 강사를 초빙해 친절교육도 강화한다.

부산에서는 2014년 1379건의 시내버스 사고가 발생했다. 치사율은 0.97%로 다른 사업용 자동차보다 낮은 편이지만, 발생건수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경성대 신강원(도시공학과) 교수는 "정차면을 지키면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런 정책은 사소해 보이지만, 실제 효과는 크다"고 평가했다.


■교통약자 배려

앞으로는 장애인 임신부 등 교통약자들도 시내버스를 이용하기 한결 수월하도록 시가 정책을 편다.

시는 장애인들에게 편리한 저상버스를 지속해서 확충하기로 했다. 저상버스는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으로, 승강구부터 실내까지 계단이 없다. 시는 2013년과 2014년 70대의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총 65대의 저상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까지 총 464대의 저상버스를 마련했다. 2020년까지 총 1004대를 구매하도록 해 전체 버스의 40%를 저상버스로 교체할 방침이다.

교통약자 지정좌석도 확대된다. 시내버스당 한 개씩 설치한 임신부석을 2개로 늘린다. 여기에 버스가 완전히 정차한 뒤 좌석에서 일어나고, 승객안전 확보 후 출발하는 등 승하차 안전 수칙 내용을 지속해서 홍보하기로 했다.

시 대중교통과 이상용 전문관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뒤 시는 저상버스 수를 계속해서 늘리고 있다"며 "환승거리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환승센터도 교통약자를 위한 시책으로 볼 수 있다. 환승센터도 BIT사업과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정류소

버스뿐 아니라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소의 시설도 중요하다. 버스 이용자는 눈 비 추위 더위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도로의 소음과 매연도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요소다. 이는 이용자들이 대중교통을 피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승객들을 위한 스마트 정류장이 필요하다. 냉난방 시설을 갖춘 정류장이 생기면 시민들의 시내버스 이용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이 외에 스마트폰 충전기와 현금 입출금기를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버스 도착 시각을 알려주는 BIT의 확충은 스마트 버스정류소의 핵심이다. 지난 1월 기준 시는 총 770개의 BIT를 설치했다. 2009, 2010년에 절반 이상인 400개를 설치했다.

한국교통연구원 모창환 연구위원은 "버스 도착 시각과 도착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시스템이 완성되면 대기하던 승객들이 버스를 향해 뛰어가는 위험한 모습이 사라진다. 이용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승용차에 점령 당한 부산…'BRT(간선급행버스체계)'로 동맥경화 도로망 정비

- 1차 사업 내성~올림픽 교차로 등 시, 2019년까지 총 7개 구간 조성
- 완료 땐 버스 평균속도 20% 향상
부산시의 고질적인 교통혼잡을 해소할 방안으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주목받고 있다. BRT는 버스를 일반 승용차 등과 분리해 운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시철도 수송량에 비하면 여객 수송 규모는 적지만, 상대적으로 건설비가 저렴하다.

부산시는 총 7개 구간(88.7㎞)에 BRT를 조성하고 있다. ▷내성~송정 ▷내성~충무 ▷서면~사상 ▷문현~수영 ▷대티~하단에 도시 BRT를 조성한다. ▷하단~진해 용원 ▷내성~양산 용암마을에는 광역 BRT를 만든다. 시는 지난 3월 원동IC~올림픽교차로 구간을 착공했다. BRT 사업은 2019년까지 1차 사업(내성~올림픽 교차로)과 2차 사업(내성~서면, 서면~충무동, 서면~사상)으로 나눠 진행한다. 이 사업에는 총 1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시가 BRT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도로에 승용차가 너무 많아서다. 지난해 부산발전연구원이 펴낸 'BRT의 효율적 확대·운영 방안'을 보면 지역 자동차 등록 대수는 2014년 기준 121만여 대로 집계된다. 1991년 시의 자동차 등록 대수가 34만6000여 대였음을 고려하면 연평균 5.6%가 증가했다. 이 중 등록 자가용 차량은 연평균 6.76% 증가했다. 1991년 21만여 대였으나 2014년에는 96만대로 급증했다.

시는 증가하는 자가용 차량에 대비해 도로를 1991년 2553㎞에서 2013년 3160㎞로 연장했다. 도로 연장은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해 기준 부산의 하루 평균 교통량 525만1271대 중 339만8269대(64.71%)가 승용차인 것으로 드러났다. 택시 통행량은 37만7047대(7.18%)였다. 버스 통행량은 18만2815대(3.48%)에 불과했다.

시는 BRT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버스 평균 운행 속도가 20~30%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교통혼잡 유발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승용차를 억제하려는 시책이다. 버스를 타면 빨리 가지만 자가용 승용차를 타면 오래 걸린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이다.

부산시 박진옥 대중교통과장은 "BRT 사업은 도로 연장에 따라 승용차가 늘어나고, 이를 위해 다시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도로를 건설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단순 도로건설보다 BRT 같은 교통 체계 개선이 장기적으로 도시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공동기획 : 부산시, 도로교통공단 부산광역시지부, 손해보험협회, 부산교통공사, 부산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