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네티즌 즉각 파면 요구
- 교원단체 등도 나서 맹비난

교육부 나향욱(사진) 정책기획관이 술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나 기획관을 즉각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10일 밝혔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야당은 나 기획관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나 기획관은 최근 한 언론사 기자들과 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뒤늦게 이 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과음한 상태에서 기자와 논쟁을 벌이다가 실언을 했다고 교육부가 해명했다.

나 기획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열심히 세금 꼬박꼬박 내면서 살았는데…. 내가 개·돼지였구나" "취중 진담이라는 말이 있지요. 평소 이 분의 생각이 아주 정확하게 표현된 것 같군요. 이런 사람이 고위직 공무원이라니…" "개·돼지가 낸 세금으로 밥 먹고 사는 너희는 뭐냐"는 등 비난의 말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도 이날 트위터에 개 사진을 올리고 나 기획관의 발언을 맹비난했다. 그는 "민중이 개·돼지면 민심은 개·돼지 마음이냐"며 "선량한 공무원들 욕보이지 말고 민중들에게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 동물농장에 가서 봉사하며 개과천선하시라"고 밝혔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경·관계를 장악한 '사회 귀족'들의 속내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발언"이라며 "이런 소신을 가진 자가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나라는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이미 '입헌공주국'된 지 오래였던가! 분노가 치민다"고 비난했다.

교원단체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교육부 고위관료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될 표현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회적으로 큰 충격과 물의를 일으킨 만큼 철저히 조사해 합당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에서 "교육부 장관 등 책임 있는 정부 인사의 대국민 사과와 강력한 문책 인사를 촉구하며 교육부의 조사와 처리 결과를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에서도 나 기획관을 비난하는 댓글이 폭주했다. 교육부는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판단해 경위 조사를 거쳐 즉각 대기발령 조처를 했다. 행정고시 36회 출신인 나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 등을 거쳐 지난 3월 승진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