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이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 물꼬가 트였다. 국·시비가 투입되는 기반시설 정비 외에 노후공업지역 재생은 민간개발 중심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사상공업지역 재생 사업이 2009년 국토해양부의 재생사업 우선사업지구에 선정된 이후 예타를 통과하기까지 7년이 흐르면서 이 일대의 부동산 가격도 배 가까이 급등해 보상을 비롯한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또 앞으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도로 등 기반시설 정비는 국·시비로 추진하므로 필요한 재원을 확보했지만, 민간개발이 중심이 되는 재생지구 개발사업은 지가 부담으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재생지구 일대의 공장부지 시가는 3.3㎡당 800만~900만 원 수준. 미음, 화전산업단지 등 강서구 낙동강 건너편 서부산권 산단의 평당 시가가 300만 원선임을 고려하면 부지 가격이 매우 높다. 도심 내 위치한 접근성 덕택에 인력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장점이 반영된 데다 몇 년 전부터 사상스마트밸리 등 사업 추진이 예고되면서 부동산 기대심리까지 겹쳐 공장용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부산도시공사가 공공개발 방식으로 산단 개발을 추진할 경우, 조성 원가는 3.3㎡당 1300만~1500만 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입주를 원하는 기업의 희망가격은 3.3㎡당 600만~700만 원 선으로 알려져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 영세한 업체가 인근 공장을 사들여 재개발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이 때문에 시는 앞으로 입주기업과 토지소유자,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사상재생사업추진협의회'를 꾸려 재생시행계획 수립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 협의, 갈등 조정 등을 공공과 민간이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재생사업 추진이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이 일대 부동산 가격이 배 가까이 급등하는 등 보상 문제가 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 때문이다.

시 임경모 사상스마트시티추진단장은 "인력 수급이 용이한 장점이 있어 많은 기업이 벌써 입주를 희망하고 있지만, 급등한 부지 가격이 개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부산도시공사 등 공공 부문이 선제적으로 재생지구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