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의장은 초선 한계딛고 당선
- 울산시의회 원구성도 요직 기대

울산지역 지방의회에 여풍이 거세다. 지역 정치사상 처음으로 기초의회에 2명의 여성 의장이 배출됐기 때문이다.

남구 박미라 의원(왼쪽), 북구 정복금 의원

지난 4일 치러진 제6대 울산 남구의회 하반기 의장 선거에서 박미라(여·44) 의원이 뽑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울산 북구의회 하반기 의장 선거에서도 정복금(여·64) 의원이 선출됐다. 또 부의장에는 강진희(여·46) 전반기 부의장이 유임돼 북구의회는 의장단을 모두 여성 의원이 맡았다.

기초와 광역을 포함해 울산지역 지방의회에서 여성이, 그것도 한꺼번에 두 명이나 의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남구의회는 총 14명의 의원 중 4명이 여성 의원이다. 박 의장은 2010년과 2014년 지방선거 때 남구 마선거구(달동·수암동)에서 내리 당선됐다. 그는 5대 의회에서 행정자치위와 건설환경위, 운영위 등 여러 상임위를 두루 거쳤다. 특히 6대 전반기에 부의장을 맡아 일찌감치 차기 의장 후보로 떠올랐다. 남성 의원 못지 않은 의정 활동을 하면서도 여성의원답게 화합과 소통, 배려가 강점이라는 게 동료 의원들의 평가다.

북구의회는 재적의원 7명 중 2명만 여성이다. 남성 의원보다 수적으로 절대적 열세임에도 정 의장은 초선 비례대표의 한계까지 딛고 의장 자리를 차지했다. 정 의장은 의원이 되기 전부터 시정홍보위원, 시체육회 이사, 북구문화원 이사 등으로 폭넓은 사회활동을 해왔다.

후반기 원 구성이 진행 중인 울산시의회에서도 여성 의원들이 어떤 자리를 맡아 활동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현재 울산시의원 22명 중 4명이 여성 의원이다. 6대 전반기에서는 송병길 의원이 행정자치위원장을, 최유경 의원은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천기옥 의원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비례대표인 송해숙 의원은 환경복지위원으로 활동했다. 하반기에 부의장을 포함해 적어도 2명 정도의 여성 의원이 요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여성 의원들의 위상이 급부상하는 것에 대해 지역 정치권이나 유권자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울산 의정지기단(시의회 정치를 지킨다는 뜻)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성 의원이 정당 비례대표로 의회에 진출해 존재감 없이 4년 임기를 채우는 게 고작이었다. 특히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의장단에 진출하는 건 꿈도 꾸지 못했다. 이제는 여성 의원도 왕성한 정치력을 발휘하면서 그야말로 실력으로 대등한 관계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