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 없을 땐 추가 파업" 경고
- 일각선 "고통 분담" 목소리도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가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반발해 7일 오후 4시간 동안 한시적 전면 파업을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 3' 가운데 구조조정에 반발한 첫 파업이다.

4시간 전면 파업에 나선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소속 조합원들이 7일 오후 거제조선소 내 민주광장에 모여 사측의 자구안 철폐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협 제공

삼성중 노협 소속 5400여 명의 조합원 중 3000여 명은 이날 오후 조선소 내 민주광장에 모여 사측의 자구안 철폐를 촉구하는 집회를 시작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조합원들은 선전 차량을 앞세워 조선소 야드 곳곳을 돌아다니며 구조조정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크레인 가동이 중단되는 등 일부 건조 현장에서 공정에 차질을 빚었다. 조합원들은 오후 5시 퇴근 시간에 맞춰 오토바이 경적 시위에도 나섰다. 노협은 사측의 진정성 있는 협상 요구가 없다면 추가 부분파업은 물론 장기간 파업도 불사할 방침이라 밝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여러 차례 접촉을 해 구조조정안을 놓고 협의했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2018년 말까지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자구계획안을 공개하면서 노협의 반발을 샀다. 노협은 사측의 일방적인 자구안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사측 역시 자구안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노협이 주장하는 자구안 철폐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 파업으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노조도 연쇄 파업에 나설지 주목된다.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지난 4~6일 파업 찬반 재투표를 진행한 결과 소속 노조원 6979명 중 6225명이 투표했으며, 이 중 88.3%인 5494명이 파업에 찬성해 파업이 가결됐다. 이 회사 노조는 대의원 대회 등을 열어 향후 파업 일정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한 뒤 '조정 중지' 통보를 받아 이미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고, 다음 주 중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노조가 고통 분담이 아닌 파업에 나서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와 채권단은 노조 파업 시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자칫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