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성폭행 혐의로 미국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 주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은 6일 오전 (한국시간) "강정호가 지난달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를 위해 시카고를 찾았다가 데이트 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현지 경찰에 따르면 강정호는 지난달 18일 시카고 매그니피센트 마일 지역에 있는 호텔에 한 여성을 불러 술을 먹인 다음 성폭행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3세인 이 여성은 경찰에서 "데이트 앱(범블)을 통해 만난 강정호가 호텔로 불러 술을 권했고, 이후 15~ 20분 정도 정신을 잃은 사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최근 이 사실을 확인했다. 사무국 측은 "시카고 경찰이 매우 심각한 문제로 취급하고 있다. 수사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할 것이며,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강정호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상태다. 피해 여성의 일방적인 주장인지는 추후 조사가 더 이뤄져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구단 사장은 "경찰이 강정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걸 확인했다. 매우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인지했고 경찰 수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면서 "다만 이 시간 이후로 구단과 선수 모두 해당 사안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만약 강정호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중징계는 물론 최악의 경우 팀에서 방출까지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하며 어떤 폭력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출했다.

지난해 10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은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됐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형사 처벌 없이도 중징계하겠다"며 지난 3월 채프먼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아내를 폭행한 호세 레예스(콜로라도 로키스)는 아내가 법정 증언을 거부하자 검찰이 고소를 취하해 법적 처벌은 면했지만 사무국으로부터 5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구단은 레예스를 방출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