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격앙된 목소리 속에서도
- "제대로 된 확장 힘 모아야"
- 조성제 회장 "국민화합 위해…"
- 관광업계도 "합리적 선택" 용인

- 더민주, 수위 조절하며 압박
- 국민의당은 "사퇴약속 지켜라"

27일 서병수 부산시장이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을 수용하자 시민들은 일단 허탈해 하는 분위기였다. 일부 시민은 가덕 신공항 유치에 실패한 서 시장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이를 대체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가 우세했으며, 정치권은 여야별로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는 반응을 보였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2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가덕 신공항 무산과 김해공항 확장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격앙된 목소리 속 확장 방안 주목

이날 시민들 사이에서는 일부 격앙된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김해공항 확장을 제대로 하라는 주문도 나왔다.

회사원 정모(49·동래구 사직동) 씨는 "가덕도 신공항 유치라는 공약을 못 지켰으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결국 실패한 가덕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됐는지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영주 서부산시민협의회장은 "시는 아직 김해공항 인근 소음영향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데, 신공항 확장으로 소음피해 주민들만 늘어날 판"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론 나서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학원강사 김태훈(34·부산진구 개금동) 씨는 "어차피 김해공항 확장으로 정해졌다면, 이제는 얼마나 제대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서 시장의 사퇴는 배수의 진을 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는 새로운 김해공항 건설 방안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았다. 부산상공회의소 조성제 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국민화합을 위해 김해신공항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부산시장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확장 과정에서 시와 함께 소음피해 최소화 등의 방안과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한지 등의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따져 묻겠다"고 밝혔다. 윈스틸 송규정 회장은 "김해공항 확장을 신공항 수준으로 하겠다고 했으니 과연 제대로 된 신공항 개념의 공항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관광업계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영남권 분열을 막을 수 있는 합리적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부산시관광협회 장순복 부회장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항만 물류 연결 부분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며 "정부는 개발 과정을 부산시와 협의해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2野 미묘한 온도 차…與는 보호막

정치권 반응은 여야별로 달랐다. 우선 부산 야권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가 20대 총선 때 "부산에서 5석만 주면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신공항 착공을 이뤄내겠다"고 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사퇴'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며 수위를 조절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사퇴 약속을 지켜라"며 서 시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더민주 부산시당은 27일 성명을 통해 "시민을 우롱한 서 시장의 면피성 사과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벌여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이 불공정하게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서 시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 시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 시장은 자신의 무능과 무책임을 호도하지 말고 시장직 사퇴 약속을 지켜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당은 성명에서 "시장직 사퇴 약속을 한순간에 뒤집은 서 시장이 김해공항 확장을 '김해신공항'이라 칭하고, '정부의 고민을 이해한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새누리당 시당은 서 시장의 입장 발표에 대해 별도의 성명이나 논평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김해공항 확장에 4조 원이 넘는 정부 예산을 끌어들인 건 절반의 성공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은정 권혁범 이병욱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