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ADPi 장 마리 슈발리에 수석 엔지니어의 발표에 따르면 용역사가 최종 검토한 시나리오는 ▷가덕도 국내·국제선(활주로 2개) ▷가덕도 국제선(활주로 1개) ▷밀양 국내·국제선(활주로 2개) ▷밀양 국제선(활주로 1개) ▷김해국제공항 확장 등 총 5개 방안이다. 이 다섯 가지 방안(후보지 3곳)을 평가항목별 가중치를 달리한 시나리오 3가지를 만들었는데 김해공항 확장안이 세 가지 시나리오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사회환경 영향 배점(1000점 만점)을 400점으로 하고 환경성 배점을 100점으로 한 시나리오에서 '가덕도 활주로 1개 추가안'(부산시 제안)은 김해공항 확장안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경우에는 모두 밀양신공항안에 뒤졌다.

이에 따라 ADPi와 정부는 배점 기준에 따라 밀양과 가덕도안의 순서가 뒤바뀌는 점을 감안해 어떤 경우에서도 1위를 차지한 김해공항 확장안을 최종 대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 공항 건립에 비용도 중요한 변수였다. 가덕도와 밀양을 검토한 네 가지 시나리오는 가덕도는 각각 92억7000만 달러(10조6836억 원가량, 활주로 2개), 67억9400만 달러(7조8300억 원가량, 활주로 1개)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양은 52억9200만 달러(6조990억 원가량, 활주로 2개), 41억2200만 달러(4조7506억 원가량, 활주로 1개)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김해공항 확장안은 37억8700만 달러(4조3645억 원가량)로 가장 적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ADPi가 추산한 신공항의 연간 승객수요는 국제선 2800만 명, 국내선 1200만 명 등 총 4000만 명 수준이었다. 화물 수요는 연간 36만 t으로 전망했다. 슈발리에 수석은 "연간 4000만 명의 승객을 수용하려면 근접병행 활주로가 2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DPi는 가덕도는 건설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으로도 건설이 어려워 자연적인 공항 입지에 적합하지 않고 접근성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밀양은 전통적 의미의 신공항 입지에 적합하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문제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슈발리에 수석은 "김해는 이미 접근도로가 구축돼 있고, 철도 역시 기존 선로에서 연결하면 된다"며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또 ADPi 측은 일본 간사이공항 등 기존 공항 건설과정을 참조한 '레퍼런스 시나리오'에서도 김해공항 확장이 최고점수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결국 ADPi와 정부는 밀양이나 가덕도 신공항안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기존 김해공항을 활용하면서 실제로 신공항과 같은 효과를 낼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해공항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북측 장애물 문제는 활주로 각도를 조정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24시간 운영과 소음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