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파괴 가덕의 수십 배 경고
- "학자적 양심 걸고 가덕이 낫다"

부산대 주기재(생명공학과) 교수를 비롯한 부산지역 환경·생태학자 24명은 16일 오후 부산대 생명공학관에서 "밀양 지역의 산봉우리를 절단하고, 국내 대표적 논·습지를 매립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국제사회의 생명 환경 중시 흐름을 역행하는 처사"라며 "밀양은 공항 건설로 인한 환경 피해가 가덕도의 수십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덕도~을숙도의 거리는 8~10㎞인데 반해 밀양~주남저수지·화포습지는 4~5㎞로 가까워 밀양에 공항이 들어서면 철새 서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또한 어렵게 보전하고 있는 두루미를 보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지역 환경·생태학자 24명이 16일 부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철새와 습지 등 환경훼손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습지와 산림 훼손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산을 깎으면 열섬 현상을 일으켜 주변 습지가 건조해지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2008년 경남 창원 람사르 총회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자고 제안해놓고, 대표적 습지 생태계인 논 600만 ㎡를 매립하겠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가덕도도 환경 피해가 전혀 없지 않지만 밀양보다 훨씬 덜하다"며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학자적 양심에 따라 가덕도가 더 낫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