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세대 석 달 살 곳 잃어
- 인구폭증·초등학교 1곳 간과
- 교육청 "400명 수용불가" 까닭
부산의 협성건설이 아파트 입주일을 3개월 앞당겼다가 돌연 번복해 1600여 명의 입주예정자가 혼란에 빠졌다. 협성건설은 오는 11월 입주할 예정이던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협성휴포레(1664세대)의 입주일을 8월로 앞당긴다는 공문을 지난달 보냈다. 문제는 협성 측은 지난 16일 입주일을 다시 11월로 원상복귀한다는 공문을 입주 예정자들에게 발송하면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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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성건설이 입주 예정일을 오는 8월에서 11월로 다시 바꾼다는 내용의 안내문. |
일부 입주예정자는 8월 조기 입주에 맞춰 이사를 준비했는데, 협성 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3개월(8~10월)간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최인경(여·42) 씨는 건설사의 일방적인 입주일 번복으로 피해를 당한 입주예정자 중 한 명이다. 최 씨는 8월 조기 입주를 염두에 두고 이미 직장을 명지동으로 옮기고, 아이들 어린이집도 협성휴포레 아파트가 들어설 국제신도시로 옮긴 상태다. 원래 살던 화명동 전셋집은 집주인이 최 씨의 8월 이사에 맞춰 팔았다. 결국 건설사의 일방적인 통보에 최 씨는 졸지에 3개월간 살 곳을 잃게 됐다. 최 씨는 30일 "입주예정자들이 조기 입주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협성 측이 먼저 공문과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기 입주가 가능하다고 알렸다"며 "난데없이 갈 곳을 잃어버렸는데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협성휴포레의 입주가 번복된 것은 명지동에 초등학교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지난해 명지동에 있는 아파트에는 4000세대 이상이 입주했다. 현재 명지에는 명지초등학교 단 1곳만 운영되고 있다.
부산교육청 북부교육지원청은 협성휴포레의 입주가 시작되면 400명 정도의 초등학생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명지초등학교의 학급당 인원수는 현재 부산시 평균에 맞춘 23~25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400여 명의 초등학생이 들어오면 학급당 인원수가 37~40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명지초등학교에는 현재 4학급 정도의 여유가 있지만 400명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협성휴포레 인근에는 배영초등학교(6학급) 덕두초등학교(13학급)가 있지만, 명지동에서 10㎞가량 떨어진 곳에 있어 초등학생이 통학하기에는 너무 멀다.
이와 관련, 북부지원청 제종권 관리담당은 "8월 조기 입주가 이루어지면 학생들의 학습권이 크게 침해될 것으로 보여 반려했다"며 "내년 3월 명지3초등학교(가칭)가 개교하면 학생을 다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성휴포레 입주예정자모임 측은 "협성이 시교육청과 제대로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조기 입주 공지를 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살 곳을 잃게 됐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성건설 관계자는 "조기 입주를 위해서는 시에 사업기간 변경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입주예정자들에게 조기 입주를 통보해야 한다"며 "입주예정자들의 편의를 위한 결정이었다.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