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의료 등 인프라 불구

- 市 업무 흩어져 시너지 한계

부산시의 관광정책을 기획·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정체를 보이는 데다 관광산업 트렌드가 크루즈를 비롯해 해양·마이스(MICE)·의료 등 고부가가치의 복합관광 분야로 확산되지만, 시는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최근 5년간(2011~2015년) 부산 방문 외국인 관광객 동향을 보면, 지난해 209만 명으로 전년 227만 명보다 8%가량 줄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여파로 전국의 외국인 관광객이 6.8% 감소(2014년 1420만→2015년 1323만 명)한 데 비해 부산은 그 폭이 훨씬 크다. 또 2014년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방한이 급증하면서 국내 외국인 관광객이 16.5%(2013년 1218만→2014년 1420만 명)로 크게 늘어났지만, 부산은 5.6% 증가(2013년 215만→2014년 227만 명)하는 데 그쳤다.

지역 관련업계는 도시브랜드 인지도 부족과 관광콘텐츠 부재 등 부산관광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관광 컨트롤타워 없이는 올해 목표인 270만 명은커녕 2018년 350만 명 유치라는 목표 달성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해양과 의료, 마이스 등 복합관광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풍부한 인프라를 갖추고도 관련 업무는 국별로 흩어져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북항 복합리조트사업과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등 대형 관광사업 무산과 동부산관광단지의 표류가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문화관광국 산하 관광 부서는 정책을 기획하는 관광마이스과와 대형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관광개발추진단(올해 신설) 등 2개 부서가 있다. 의료관광은 건강체육국이, 크루즈 등 해양관광의 상당 부분은 해양수산국이 각각 맡아 업무가 분산돼 있다.

최근에는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는 등 협업이 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어 관광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관광업계는 물론 시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그 방안으로 문화관광·건강체육·해양수산국에 산재한 관광 업무를 경제부시장이 조율하거나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것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출범 4년째를 맞았지만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부산관광공사의 마케팅조직을 전문화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제주도는 관광객 1000만 명·제2 제주공항 시대를 앞두고 지난 13일 전국 지자체 최초로 관광국 신설을 위한 조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역의 한 컨벤션업계 관계자는 "부산은 해양과 의료기관이라는 관광자원이 풍부해 관광산업과 컨벤션을 접목할 수 있는 좋은 도시 환경을 갖췄음에도 관광객을 서울과 제주에 내주고 있다. 시의 종합적이고 정책 마련과 실행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정길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