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이 변호사 단체의 의견을 대폭 반영한 변리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변리사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한 개정 변리사법은 변호사나 특허공무원 출신 시험 합격자라도 '실무수습'을 거쳐야 변리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했는데, 특허청의 시행령은 각종 면제조항을 넣어 수습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대한변리사회는 30일 특허청의 개정 변리사법 하위법령안 입법예고와 관련, 정부 개정안 철회와 새로운 개정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부산을 포함해 전국 변리사 10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대전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행령 개악 저지를 위한 제1차 결의대회'를 열고 "특허청이 입법 예고한 하위법령안은 각종 면제를 적용받아 자격수습의 수준이 오히려 현행보다 후퇴해 변리사의 전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변호사에 대해 더욱 다양한 면제를 인정해 자격증 퍼주기 논란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자격부여 제도 폐지를 주요 골자로 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서 일곱 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올해 초 개정됐다.
그동안 변리사회는 "변호사에 대한 변리사 자격 부여는 식민문화의 잔재로 선진국 어디에도 없는 후진적 제도다. 기술과 특허를 모르는 변호사들은 진정한 권리의 이해와 보호를 할 수 없다"며 제도 폐지를 요구해왔다.
개정안은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과 이원욱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을 절충한 대안으로, 변호사가 변리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400시간의 이론(집합)교육과 10개월의 현장 연수'를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특허청이 입법 예고한 개정변리사법 제3조에 따른 자격실무수습에 관한 시행령은 오히려 각종 면제조항으로 변호사에 특혜를 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허청 시행령은 학교나 직장 등에서 유사한 교육이나 실무를 수행한 경우 해당 분야 과정을 실무수습에서 면제해 준다. 변리사라면 특허법과 상표법이 가장 중요한 산업재산권 과목인데도 로스쿨에서 저작권법과 같은 유사한 과목을 들었다면 수습을 면제해준다는 얘기다.
또 수습교육기관으로 변리사회가 지정한 기관 외에 특허청 산하의 국제지식재산연수원, 산재권 업무 수행 법률사무소 등을 추가로 지정해 교육의 균일성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변리사회 김종선 부대변인은 "개정 변리사법은 그간 무시험으로 변리사 자격을 취득해 온 변호사에게 실무 수습을 시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 내용인데 특허청은 각종 면제조항으로 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며 "특허청이 변리사의 전문성 훼손과 지식재산권 제도의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시행령 개정안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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