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차원서 통합관리 필요성

부산을 대표하는 도심 온천천(금정산~수영강 15.62㎞) 공원이 특색과 생태 개념이 사라진 채 체육시설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20년 이상 생태 복원을 위해 온천천 정비에 나선 동래·연제·금정구가 제각각 관리하면서 '3구(區) 3색'의 도심하천으로 전락했다.

온천천 정비 22주년을 맞아 29일 환경단체인 '생명그물'과 온천천을 점검한 결과, 온천천 주변은 거대한 체육공원을 방불케 했다. 온천천은 1995년 생태 복원을 목적으로 정비에 들어가 현재 모습을 갖추는 데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생태계를 복원한 곳은 찾아보기가 어렵다고 하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천 공원은 재해방지·문화·자연·생태복원·공원형으로 나뉘는데 온천천은 인라인스케이트장 수영장 농구장 헬스장 등이 경쟁적으로 들어서 특색이 없다. 동래구와 연제구 구간이 각각 자연형·공원형으로 설계됐지만 체육시설만 가득한 '쌍둥이 공원'으로 전락했다. 게다가 동래구는 둔치의 풀을 벴지만 연제구는 풀을 베지 않는 등 관리의 통일성도 없다. 동래·연제·금정구가 마스터플랜 없이 서로 베끼고 중구난방으로 추진한 결과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며 1000억 원 넘게 들인 온천천 공원이 그저 그런 체육공원에 머물게 됐다. 통합 관리조직이 없고 전문가가 없어 생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온천천 예산도 천차만별이고 연간 8억 원이 넘는 관리비 대부분은 조경에 쓰인다. 연제구의 올해 관리 예산은 2억8200만 원으로, 이 중 수목 구입·관리비 1억 원, 인건비 7000만 원이다. 나머지는 시설관리비로 나가지만 수생태 복원에 쓰이는 예산은 없었다. 올해 관리 예산으로 5억500만 원을 책정한 동래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반면 금정구는 부산시에서 주는 5500만 원만 편성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몇 년 전에 통합관리 조직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흐지부지됐다. 다른 지방하천과의 형평성 문제로 온천천만 따로 관리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