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신공항 입지로 가덕이 경남 밀양보다 월등한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외국 공항전문기관의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가 25일부터 서울 힐튼호텔에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의 전문가 자문회의를 여는 등 입지 결정의 막바지 단계에서 시가 외국 전문기관의 '가덕 지지' 견해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초강수를 둔 것은 정치적 개입을 차단하고 공정한 입지 선정을 촉구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공항 비공개 자문회의 시작- 25일 국토교통부가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의 자문회의를 앞두고 회의 관계자가 취재진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시는 국토부가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 의뢰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과 동일한 과정으로 타당성을 알아보는 '3자 검토(Peer Review)'를 한 결과, 가덕이 밀양보다 장애물과 소음 등 주요 입지 조건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3자 검토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공항 컨설팅 전문기업인 에이럽(ARUP)이 맡았으며, 용역 내용은 ▷신공항 입지 AHP(계층분석 선호도) 조사 ▷입지선정 기준 및 분석 ▷동남권 5개 공항 항공수요 배분전략 ▷국토부 용역보고서 검토로 구성된다.

국내외 공항전문가 18명(해외 12명· 국내 6명)이 참여해 장애물과 소음 등 9개 항목을 평가하는 신공항 입지 AHP 조사 결과, 가덕은 합계 선호도(100%)에서 72%를 받아 밀양(42%)보다 무려 30%포인트 앞섰다. 특히 '24시간 운영 가능한 안전한 공항'을 콘셉트로 내세운 가덕은 24시간 운영의 근거가 되는 소음피해 항목과 안전한 공항의 측정 요소인 장애물 항목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였다. 소음피해 항목(가중치 16%)에서 16%를 받은 반면 밀양은 5%에 그쳐 11%포인트 차이가 났다. 또 장애물(가중치 22%) 항목에서도 가덕은 17%로 밀양 7%보다 10%포인트 앞섰다. 입지 분석에서도 가덕은 활주로를 2개 평행 또는 T형으로 확장할 경우, 각각 6080만 명과 456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데 비해 밀양은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근접 평행활주로 2개에 439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 용역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민감한 내용의 자료를 공개한 것은 자문회의 직전에 국토부가 밝힌 평가방법 프레임이 상당히 추상적이고 모호해 용역 발주자(정부)의 의도대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면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는 이날 서울에서 열린 자문회의에서 "입지 평가를 위한 가중치가 공개돼야 결과에 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길 정옥재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