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에 태풍이 지나가면 대장균, 장구균 등 장염을 유발하는 세균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놀이에 적합한 수질로 되돌아오기까지 이틀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 해수욕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해운대와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비가 내리기 전후 시간대별 장염지표세균(대장균, 장구균) 등 수질 변화와 수질회복 양상을 분석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해수욕장 모두 2.5~3.0㎜의 적은 강우에는 수질 기준을 만족했지만, 41.5~45.5㎜의 많은 비에는 장염지표세균의 개체 수가 5시간 안에 최대치로 치솟는 등 수질이 악화됐다. 해수욕에 적합한 수질로 회복되기까지 해운대는 10시간, 광안리는 14시간이 걸렸다. 비가 내리기 전의 수질로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2.7일이 걸렸다.
지난해 5월 태풍 '찬홈'이 몰아쳤을 때는 수질 회복에 하루 정도가 더 소요됐다. 이때 해수욕장에 쏟아진 54.5㎜의 많은 비에 해운대와 광안리는 각각 1.9일, 2.7일이 지나서야 물놀이에 적합한 수준으로 수질이 돌아왔다. 태풍이 오기 전으로 회복하기까지는 2.9~3.7일이 걸려 날씨가 좋아지더라도 2, 3일간 해수욕장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해수욕장 이용에 관한 규정을 보면 수질오염에 따른 물놀이 제한이 미흡해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며 "아울러 주요 오염원으로 지목되는 해변 내 하수관거 원수의 방류구를 이전하고, 비점오염원 저감시설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여름 개장을 앞두고 지역 7개 해수욕장에 대해 수질조사를 벌인 결과 모두 수질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