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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현병(정신분열병)자 강제입원" 인권침해 논란

'강남역 묻지마 살인' 피의자, 조현병에 의한 우발범죄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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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벌어진 20대 여성 화장실 살인사건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경찰이 범죄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의 입원 치료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판단 기준이 모호해 정신질환자를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인권을 침해할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SNS를 통해 모인 20대 여성들이 최근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 살인사건에 대해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규정한 경찰의 결론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조현병 환자를 특별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강신명 경찰청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찰관이 치안활동 중 정신질환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을 발견하면 정신병원을 거쳐 지방자치단체에 신청해 '행정입원'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정신착란을 일으키거나 술에 취해 자신이나 남의 생명, 신체, 재산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사람은 의료기관 등에 긴급구호를 요청하거나 경찰서에 두고 보호할 수 있게 돼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정신질환자의 범죄 위험도를 진단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경찰의 이 같은 방침은 이번 사건의 피의자 김모(34) 씨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로 알려지면서 조현병 환자가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서울경찰청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 씨를 심리 면담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에 의한 묻지 마 범죄 유형이라고 결론(본지 22일 자 6면 보도) 내렸다.

하지만 경찰이 정신질환자를 적극 관리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환자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사회적 약자를 범죄자로 취급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어서다. 대검찰청 범죄분석보고서를 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0.08%)은 일반인(1.2%)보다 낮았다.

동아대 송시섭(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제 입원은 장기 입원으로 이어져 결국 인권을 침해하므로 정신질환자를 가두기보다 사회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치료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경찰이 사건 하나만 보고 공권력을 휘둘러 자의적인 기준으로 정신질환자를 가두겠다는 것은 인권을 중시하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국내에 조현병을 앓는 환자가 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지만, 이 중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는 5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비 지급자료를 보면 조현병(질병코드 F20) 진료 인원은 지난해 1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김 씨 역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조현병으로 4회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3월부터 약을 먹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조현병이 조기 진단과 약물치료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조현병 환자 중 경제적 문제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이 많아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법무연수원이 공개한 '2015 범죄백서'를 보면, 2010년 범죄를 저지른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질환자 중 저소득층은 4033명(75.1%)으로 4명 중 3명꼴이었지만, 2014년에는 5043명으로 1000명 넘게 늘었다.


※조현병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정신과 질환. '조현병(調絃病)'이란 용어는 2011년 정신분열병(정신분열증)이란 병명이 사회적인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개명됐다.

김현주 권용휘 기자 kimhju@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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