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보 등 예산 확보 활성화 관건

부산을 찾는 관광객의 편의를 높이고, 택시 업계의 만성적인 불황을 돌파할 목적으로 출범한 부산 관광택시가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부산시는 지난 21일 오후 100대의 관광택시가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발대식을 열었다고 22일 밝혔다.

	부산 관광택시 기사들이 지난 21일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열린 발대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정식출범을 앞둔 지난 20일 본지 취재진이 실제로 관광택시를 이용해보니 운행 시 편리성과 주차 편의가 관광택시의 큰 강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에서 택시 경력 26년을 자랑하는 관광택시 기사 이행도(54) 씨는 "거의 모든 이용자가 코스 이용보다는 시간 단위 이용을 선택한다. 또 주차 걱정 없이 시내나 관광명소 어디든 다닐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목적지인 용궁사로 향하는 동안 이 씨는 용궁사 인근 '오랑대'라는 지명에 얽힌 설화와 주변 경관, 바다를 낀 사찰이 갖는 특수성에 관한 이야기를 관광 가이드 못지않은 말솜씨로 풀어냈다. 관광객은 렌터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용 기사에게 해설까지 맡아주는 가이드를 채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관광객을 꾀는 미끼 코스나 식당을 판별해주고, 오랜 택시 운전 경력을 바탕으로 포털사이트에 드러나지 않는 숨은 맛집이나 관광 정보를 제공할 때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관광택시가 부산의 진정한 관광 특화 아이템으로 거듭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홍보 부족이다. 시는 지난해 9월 관련법 개정으로 사업 근거를 확보한 뒤 부랴부랴 사업에 착수했지만, 홍보 관련 예산은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다.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광 활성화와 택시 업계 일거리 공급이라는 취지는 달성하기 어렵다. 예산 미편성으로 100명의 기사에게 연 2회(32시간) 관광지식·외국어 등을 교육하겠다는 계획도 실현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실제로 시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등대콜 소속의 택시 400대를 활용해 관광택시를 시범 운영한 결과, 관광택시를 이용한 외지인은 118명(40건)에 그쳤다. 전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온 관광객이었으며, 대부분 노인과 아동 등 이동 편의성이 중요한 가족 단위 여행객이었다. 외국인보다는 내국인(80%) 이용자의 비중이 높았다.

시는 추경에서 3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지만, 예산 확보가 가능할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시 관계자는 "시 내부적으로는 예산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아직 시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부산의 관광택시를 이용하려는 관광객은 전화(051-600-1004)로 원하는 시간과 탑승할 장소를 선택할 수 있다. 요금은 시간당 2만 원 또는 시가 편성한 코스별로 평균 6만, 7만 원 수준이다. 택시는 거리(m) 단위로만 요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해 9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이 같은 시간 단위 요금 수납도 가능해졌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