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와 대학병원 5개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본지 지난달 28일 자 1·3면 등 보도) 중인 검찰이 이번에 인제학원의 교직원 채용 비리로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은 친족을 교직원으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준 혐의로 해운대백병원 고위 관계자 등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사립대(병원 포함) 교직원 채용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파다한 상황에서 검찰이 인사 채용 비리를 정조준해 수사하면서 지역 사립대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임관혁 부장검사)는 교직원 인사·채용 전형에서 친족을 뽑기 위해 특혜를 준 혐의(업무방해)로 부산지역 백병원 고위 관계자 백모(51) 씨와 해당 병원 부장 남모(42) 씨의 사전구속영장을 18일 청구했다.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0일 부산지법 김상윤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백 씨는 지난 3월 해당 병원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 점수 등에 혜택을 주면서 친족을 뽑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남 씨도 백 씨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 씨는 백낙환(90) 전 이사장의 인척으로 해당 병원의 총무·인사를 총괄하는 고위직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일 인제학원 본부와 해운대백병원·부산백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인사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튿날 이번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백 씨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백병원이 인제학원 산하 조직이어서 백병원 직원들도 사립학교 교직원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번에 공무원보다 선호하는 사립대(병원 포함) 교직원 채용 비리를 수사한다는 측면에서 검찰이 그동안 소문이 무성하던 사립대 교직원 채용 비리 실태를 얼마나 파헤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립대 안팎에서는 사립대의 교직원이 되려면 학원(재단) 고위직과의 상당한 인맥을 가지고 있거나 수천만 원의 대가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익명을 요구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직원 채용 비리 수사는 사립대 대부분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올 사안"이라고 말했다.

부산지검 윤대진 2차장검사는 "실체적 진실을 추적하고 있어 기소 등 수사결과를 내놓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에 자신감을 보였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