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신공항 선정 분위기 조성

- 부산 野 당선인 가덕유치 나서

- 지역 정치권간 갈등 심화 양상

다음 달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입지 용역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영남권 지방자치단체 간 정면 충돌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시는 '가덕신공항'을 전제로 한 '상생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으며, 부산을 제외한 경남 울산 대구 경북 등 4개 시·도는 17일 밀양시청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밀양신공항' 선정 분위기를 띄웠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20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이날 국토교통부의 '깜깜이'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국회 개원과 동시에 수도권 의원을 대상으로 가덕신공항 유치 홍보전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밝혀 신공항 입지 선정 입장이 갈리며 지역 정치권 간 갈등 양상도 벌어질 전망이다.

홍준표 경남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지사 등 4개 시·도 단체장은 이날 밀양시청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지역과 국가 미래를 위한 신공항 건설 무산을 초래할 수 있는 일체의 유치활동을 부산시는 즉각 중단하고, 5개 시·도의 유치활동 중단 합의사항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4개 시·도 단체장은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 상공계 등의 무분별한 신공항 유치활동이 2015년 1월 19일 서병수 부산시장을 포함한 5명 시장·도지사의 합의사항인 '신공항 유치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국토부가 부산시의 합의 사항 위반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영남권 신공항은 어떠한 외부적 환경이나 정치적 여건에 구애됨이 없이 예정대로 반드시 건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이에 대해 "2011년 사례와 같이 지역갈등으로 신공항 추진이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상생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는 입지 조건이 뛰어난 가덕을 신공항으로 하고 사업비 절반을 대구의 군 공항 K2 이전에 지원하는 상생방안을 정부가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병수 시장은 지난 1일 가덕신공항 예정 후보지를 찾아 '상생 방안'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이처럼 시가 상생 방안을 주장하는 것은 신공항 문제가 입지 논리보다 이미 정치적인 논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결정되면 김해공항 폐쇄에 따른 부산의 반발이 불거지고, 반대의 경우에도 K2 이전이 무산된 대구·경북은 물론 밀양을 지지한 경남과 울산의 반발도 예상된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