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년 전통 지역 대표 문화축제
- 군 개최 포기 일방적 통보 잘못"

경남 거창군의 거창국제연극제 예산 지원 중단(본지 지난 6일 자 5면 보도)과 관련해 비상대책위가 거창군의 연극제 개최 포기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거창국제연극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손정우 경기대 교수·이하 비대위)는 16일 거창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포기는 거창군의 행정권 남용이자, 축제를 기다리는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거창군이 축제 개최를 위해 지난 4월 구성했다가 지난 9일 해촉한 거창연극제 운영위원(8명)과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서울연극협회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비대위는 "거창군수의 독선적인 개최 포기 선언과 일방적인 운영위원 해촉 통보로 이미 확보한 공적지원금 8억2000만 원을 전부 반납해야 하고 군민의 여름 예술향유권 역시 송두리째 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또 비대위는 "27년을 이어온 지역의 대표 문화축제의 예산 지원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잘못됐다. 하루빨리 운영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돼 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가 열리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동인 거창군수는 7월 수승대 야외무대에서 열기로 한 거창국제연극제를 위해 편성한 8억2000만 원(국비 3억 원, 도비 2억 원, 군비 3억2000만 원)의 예산 지원을 중단한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거창연극제운영위원회와 그간 연극제를 운영해온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 간 다툼으로 2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면 군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군 관계자는 "거창연극제진흥회가 올해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방침을 통보함에 따라 2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상황이 전개됐고, 군의회의 조건부 예산 승인 요건도 갖추지 못하는 등으로 부득이 행사를 개최할 수 없어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들을 해촉했다"고 설명했다.

거창국제연극제는 국내의 대표적 연극예술 축제이자 거창군이 자랑하는 문화관광 상품으로, 이를 통해 해마다 7월이면 15만 명이 거창 수승대를 찾았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