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 비흡연자 보호 조례 준비
- 흡연자 위한 시설 조성도 협의

부산의 관문인 부산역 광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3일 부산역 광장에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서정빈 기자

13일 오후 3시 부산역 광장. 쉼터로 조성한 나무 아래 벤치나 광장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화원이 수시로 청소하지만, 바닥에는 버려진 담배꽁초도 많다. KTX를 자주 이용한다는 박종민(38·서구 동대신동) 씨는 "광장을 지날 때마다 담배 냄새가 역하지만, 발길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부산 동구는 부산역광장처럼 현행법상 금연구역에 해당하지 않지만 간접흡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국민건강증진법은 금연구역 지정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부산시는 흡연으로 인한 피해 방지와 시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도시공원 ▷어린이놀이터 ▷버스정류소 ▷하천구역의 보행로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조례에 따르면 부산역 광장은 지적도상 도로이고, 토지이용계획에도 광장과 도로 등으로 돼 있어 금연구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대중이 이용하고, 관광객과 외국인이 많이 찾는 부산의 관문인 만큼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해마다 구청에는 부산역 광장의 흡연문제를 지적하는 민원도 꾸준히 들어온다. 직접적으로 간접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도 있지만, 현장에서는 단순 계도에 그칠 뿐이다.

이에 동구는 제도적인 근거를 마련해 비흡연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계철 동구 보건행정과장은 "타 지역 사례와 현장조사 등 기초조사를 토대로 현재 조례 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7월께 의회 상정을 목표로 조례 제정 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부산역 광장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대체 흡연시설이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부산역 광장과 KTX역사 모두 현재 흡연 가능 시설이 없다. 이에 동구 보건소 측은 "흡연자들의 불편을 줄일 방안도 시설관리공단 등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금연 시설인 김해공항에는 내부에 10개의 흡연가능 시설을 설치하고 이용객의 편의를 높였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