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조현오(61) 전 경찰청장의 항소심 첫 공판이 12일 열렸다. 검찰은 이날 항소 이유를 설명하면서 1심 판결을 강도 높게 비판했고, 이에 맞서 조 전 청장과 그의 변호인도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주호 부장판사)는 이날 부산지역 중견건설업자 정모(52) 씨에게서 경찰관 인사 청탁 등의 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기소된 조 전 청장의 항소심을 개시했다. 조 전 청장은 정 씨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000만 원과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검찰은 이에 불복해 즉각 항소했다. 항소 당시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던 검찰은 이날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의 부팀장인 이주형 전 부산지검 특별수사부 부부장검사가 직접 서울에서 내려와 현 부산지검 특수부 검사 2명과 함께 공판에 나섰다. 검찰은 "주요 증인 3명의 진술을 배척한 1심 판결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1심 재판부는 제출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불신하고 의심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항소 이유서를 법정에서 읽었다.

반면 조 전 청장과 변호인은 "검찰이 핵심 증인이라고 하는 이들의 진술과 검찰의 공소사실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정 씨를 (경찰청장 공관에서) 만났다고 검찰이 특정한 날짜는 증인들이 인사 청탁을 했다고 하는 경찰 간부들의 승진·전보 인사가 끝난 이후여서 인사 청탁과 금품이 오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섰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3일에 열린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