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와 대학병원 5개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수십억 원대 비자금 조성 여부를 수사(본지 지난달 28일 자 1·3면 등 보도) 중인 검찰이 법인 본부와 부산지역 백병원 2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하면서 관련 수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0일 부산에 있는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 서울의 인제학원 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곳에서 백병원의 거래 내역 등이 담긴 총무·회계 자료 일체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특히 검찰이 이날 인제학원 본부를 압수수색 대상으로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이미 소환 조사를 받은 백낙환(90) 전 이사장 외 법인 고위직이 추가로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백 전 이사장 일가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주)A사의 전 대표 박모(60) 씨가 백병원 부대시설 입점업체 등에게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구속된 이후의 압수수색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A사는 병원과 식당·장례식장 등 내부 부대시설 간 임대차 및 물품 계약을 연결해주는 독점적 지위를 지닌, 이른바 '간납 업체'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게다가 박 씨는 병원에 지급해야 할 대금 수십억 원을 입금하지 않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도 구속됐다.

빼돌린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는지가 이번 검찰 수사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이날 인제학원 본부 압수수색으로 검찰이 비자금 수사 등에 상당한 진척을 보였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수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며 수사에 자신감을 보였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