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역협의회 통과 의무화 추진
- 유해시설 방지 법 개정 준비

대구시가 낙동강 달성보 인근에 산업단지를 추진하다가 환경영향평가에서 '반려' 결정을 받았다. 이 자리는 옛 위천국가산업단지 대지로 1990년대부터 낙동강 오염을 우려한 부산시와 경남도의 반대로 조성이 중단된 곳이다. 부산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또다시 낙동강 인근에 수질유해시설을 건립하지 못하도록 광역협의체를 구성하고 법 개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대구환경청은 4일 대구시가 달성군 논공읍 상·하리에 추진하는 규모 122만5399㎡의 산단 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산단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물이 낙동강에 유입되지 않도록 충분한 완충공간(50~100m)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저감대책을 보완하도록 요구했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해 협의 끝에 반려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지난해 6월부터 지방환경청에 제출한 산업·유통형 지구단위계획을 보면 이 산단에는 공장 37%를 포함해 유통 및 기반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 지역이 20년 전부터 공단 조성을 놓고 대구시가 부산시·경남도와 갈등을 빚어온 곳이라는 데 있다. 이번에 추진한 산단은 당시 규모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부산·경남은 낙동강을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만큼 산단 조성에 민감하다. 지난 3월 29일 지방환경청이 주관한 환경영향평가 회의에도 부산시와 경남도 등이 참석해 반대 의사를 전하고 공문을 보냈다.

부산시는 이번 결정으로 한시름 놓았지만, 다시는 낙동강 인근에 오염시설을 건립할 수 없도록 제도적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대구를 포함한 광역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낙동강 유역에 개발사업을 할 때는 협의회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려고 한다. 또 낙동강 특별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유도해 수변구역(환경부가 상수원 수질보전을 위해 지정·고시한 지역)을 확대하고 법적 구속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현재 낙동강을 상수도 원수로 사용하면서 관리비 명목으로 부과하는 물이용부담금(t당 170원)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부 부담하라고 촉구했다. 시 관계자는 "낙동강이 국가하천인 만큼 정부에서도 관리에 책임을 져야 한다. 시도 낙동강에 의존하기보다 대체 상수원 개발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