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산지검이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용관(61) 전 집행위원장 등 부산시가 고발한 집행위 관계자 3명과 전모(57) 부집행위원장을 기소하면서 BIFF 운영 자금 집행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직위원회의 운영 자금은 지난해 기준 국비 8억 원과 시비 60억 원, 기업협찬금 35억 원, 입장료 수익 9억 원 등 총 112억 원 상당이다. 하지만 기업협찬금은 사용처가 특별히 지정되지 않아 집행위 내부 결정을 통해 인건비 관리비 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특히 협찬 중개계약서에는 중개인의 실질적 중개활동을 확인하기 위해 활동상황 보고(주 1회), 중개활동 종료 뒤 세부 활동을 기록한 종합보고서를 중개인이 집행위에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질적 중개 여부를 감시 감독해야 할 집행위 임원이 허위 협찬 중개계약을 했다는 수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이러한 범행이 구조적 비리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국제영화제가 끝나 중개계약을 체결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시점에서 중개계약 기안문에 결재하고, 사무국장은 협찬 확정 무렵에 맞춰 중개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가장하기 위해 기안문 날짜를 3개월 이상 소급해 조작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지난해 12월 부산시의 고발과 함께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형사2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해 고강도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에 기소된 집행위 임원들의 범행을 '도덕적 해이' '사리사욕을 위해 착복'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수법' 등으로 표현했다.

동시에 부산지검은 부산시에 BIFF 영화제 자금 집행의 감사 역할을 강화하고, 허위 협찬 중개계약을 한 업체는 중개 업무를 제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도 문화예술진흥기금이 신청 용도로 사용됐는지를 확인하라고 주문했다.

부산지검 송삼현 1차장검사는 "세계적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의 운영자금을 눈먼 돈으로 인식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이번 범행을 저지른 임원들을 엄단했다"며 "향후 예산의 불법 집행을 봉쇄해 영화제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이번 수사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