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야 고맙다."

	서병수(오른쪽) 부산시장이 대회장에서 차승민 국제신문 사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회 시작을 알리는 징을 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24일 열린 제18회 부산시장배 시민바둑대회는 지난달 전국을 들썩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열기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 당시 일주일간 벌어졌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올해 대회 참가자가 예년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최철한 9단은 "올해는 인간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바둑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예년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 참가자는 배나 늘었다. 올해 유치부·어린이부(최강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 여학생)·학생부 참가자는 428명으로 지난해 250여 명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바둑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바둑문화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였다.

초등 저학년부에 참가한 서유건(두실초 2) 학생의 어머니 권신애(39) 씨는 "아이가 방과후수업으로 바둑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지난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중계를 몇 시간이나 집중해서 시청했다"며 "오늘도 '혹시 이세돌 9단이 대회에 오지 않느냐'고 물을 정도로 이 9단은 아이의 영웅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3학년생의 학부모는 "아들이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시청한 뒤 '복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대회에 처음 참가한 부산구치소 김규태 교사(矯士, 교정직 8급)는 "알파고로 바둑 붐이 일어난 것을 계기로 참가했다"고 말했다. 부산구치소 직원 6명은 개인전 일반부(1명)와 기관동호회단체전(5명)에 출전했다. 대회 참가자는 선발전을 통해 뽑았다고 한다. 김 교사는 "월드컵 예선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정민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