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기업체·국가기관 협약

- 학생은 장학금받고 대학 다니고
- 맞춤형 교육후 졸업 동시 취업

최근 정부가 대학생에 기업체 채용을 보장하거나 우대하는 '사회맞춤형 학과'(채용 조건형 계약학과, 주문식 교육과정)의 학생 수를 2020년까지 5배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자, 수험생이 이들 학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사회 맞춤형 학과 제도는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과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 간 미스 매치(불일치)가 심각하다는 인식에서 2003년 도입됐다. 기업과 정부 기관이 재학생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엔 채용을 보장하는 맞춤형 학과의 종류와 특징을 살펴봤다.

한국해양대가 운영하는 '청년취업 아카데미' 연수생들이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해양대 제공

■졸업 후 채용 보장되는 계약학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주로 대기업이 대학과 협약을 맺어,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채용이 보장되고 장학금까지 지급되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다. 실제 졸업생 10명 가운데 8, 9명이 취업에 성공할 정도다.

부산외대 언어처리창의융합학과는 번역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시스트란 인터내셔널'과 협약을 맺고 학생들에게 외국어와 컴퓨터 언어에 관한 실습 교육을 한다.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에 활용되는 음성인식, 자동 통번역 등 언어처리 IT기술을 배운다. 지난해 신설된 이 학과는 졸업생 전원이 해당 회사 취업을 보장받았다. 2016학년도 수시 모집 경쟁률이 4.2대 1이었다.

부산대 수송기기하이테크소재부품전공은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지역 기업에 자동차·선박·항공기 등 수송기기 소재부품산업 관련 연구 인력을 배출한다. 2014년 2학기부터 운영 중인 이 전공의 정원은 15명이다. 재료공학부를 중심으로 기계·조선해양·나노공학부 교수가 참여한다. 입학생은 해당 대학이 주선하는 우수 중소·중견기업과 취업 약정을 체결한다. 등록금 전액과 월 20만 원 내외의 연구활동비를 받으면서 2년간 전일제 석사학위 과정을 이수한다. 전일제 석사과정을 마친 뒤 병역미필자는 약정기업에 전문연구요원으로 3년간 근무함으로써 병역을 대체한다.

경북대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은 삼성전자와 채용 및 학자금 지원 계약을 맺은 학과다. 삼성전자는 이 전공 학생을 졸업 후 채용하고,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학과도 미래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와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가 대표적이다. 국방부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입학생에게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주고, 졸업 후 결격 사유가 없으면 장교로 임관한다.

부산대 관계자는 "계약학과 입학생은 무엇보다 취업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데다가 장학금까지 지원받아 인재들이 이 학과에 몰리고 있다 "고 말했다.

■기업 연계 프로그램 눈길

인제대 기계자동차공학부는 올해부터 국내외 전문 자동차부품업체인 ㈜대흥알앤티와 협약하고 산업체 맞춤형 실무교육 프로그램인 '대흥알앤티 신진인력양성 트랙'을 운영 중이다. 선발된 재학생에게는 학기당 100만 원의 장학금과 신입직원 채용 때 가산점을 부여한다. 이밖에 전자·IT·기계자동차공학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KAI 트랙' 등 총 18개 기업 맞춤형 트랙에 56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해당 트랙을 이수하고 일정 기준을 통과하는 학생은 이 회사에 취업하게 된다.

동서대는 2013년부터 지역 유통기업인 서원유통과 '유통물류전문가 양성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물류학 전공 학생 중 매년 15명을 선발하며, 우수 학생을 정사원으로 채용한다. 동아대 신소재공학과는 풍력 부품 기업인 태웅과 '채용 확약 업무협약'을 하고 맞춤형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과의 2016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은 평균 4.6대 1이었다.

한국해양대는 해사대학 4학년을 대상으로 한국선박관리산학협회와 함께 해기사 '청년취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한진해운, 팬오션 등 해운업계 12개사가 참여한다. 매년 연수생(160여 명)의 90% 이상이 참여 기업과 관련 업체에 취업한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