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여고 50대 교사가 1년여 동안 제자 수십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학교의 또 다른 50대 여교사는 제자들에게 노골적인 성적 발언을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제자를 상대로 저지르는 교단 성범죄를 엄단하기 위해 해당 피의자의 혐의가 입증되면 구속수사하겠다고 엄포했다.

부산지검 형사3부(박억수 부장검사)는 제자들의 신체 부위를 만지면서 강제 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 성보호 법률 위반)로 부산 모 여고 교사 서모(51)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은 또 제자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으로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이 학교 교사 김모(여·55) 씨도 불구속기소했다. 서 씨는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이후 면직됐다. 부산시교육청은 김 씨에게 학생 접촉 금지 조처를 내렸고, 이 학교장도 성폭력 사건 은폐에 따른 문책으로 해임됐다.

서 씨는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교내에서 여학생 18명의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 등을 만지는 강제추행을 일삼은 혐의로 기소됐다. 부산지검은 사건 송치 이후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형사3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하는 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검사가 직접 학교에서 피해 여학생들의 영상녹화 조사를 실시했다. 그 이후 검찰 시민위원회까지 열어 의견을 물은 뒤 서 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김 씨는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교내에서 여학생 5명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적 발언을 하면서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는 심지어 제자들에게 "×× 같은 것들, 너희가 할 줄 아는 게 다리 벌리는 것밖에 없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기소와는 별도로 부산지검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와 스마일센터를 통해 피해 학생들이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부산지검 송삼현 1차장검사는 "사제지간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미성년 피해자들을 장기간에 걸쳐 성추행하는 범죄는 앞으로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