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중동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 미포 입구에서 '미포~송정 구간 공공개발 추진 등을 위한 20대 총선 후보자 공동 협약식'이 해운대기찻길친구들 주최로 열리고 있다. 통일한국당 문만길 후보, 더불어민주당 유영민 후보, 정의당 이병구(왼쪽부터) 후보가 '인증후보' 마크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동해남부선 해운대 폐선부지 미포~송정 구간(4.8㎞)의 시민공원화를 위해 부산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손을 잡았다. 지역 정치권이 해운대 폐선부지의 시민공원 조성을 총선 공약으로 채택하며 특혜성 상업개발 저지에 나섰다. 특히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이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하면서 해운대 옛 철길 시민공원화운동에 힘이 더해졌다.

4·13총선에서 해운대갑 지역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유영민, 정의당 이병구, 통일한국당 문만길 등 3명의 후보는 10일 오후 2시 해운대구 미포 입구 폐선부지에서 '해운대기찻길친구들'과 함께 총선 후보자 공약 채택 협약식을 가졌다.

이들 후보는 '미포~송정 구간 공공개발 추진과 옛 해운대역사 근대산업유산 등록 추진'을 공약으로 채택하며 해운대 폐선부지의 상업개발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앞서 지난 5일 부산YMCA에서 열린 시민기획단 원탁회의(본지 지난 6일 자 1·2면 보도)에서는 부산시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폐선부지의 활용 계획에 관한 전면적인 재협상을 벌여야 하고, 지역 정치권이 시를 지원하고 정부를 설득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들 후보는 "폐선부지 상업개발이 2013년 시와 철도공단 간에 밀실에서 졸속으로 체결된 협약을 빌미로 강행되는 현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시와 철도공단이 미포~송정 구간을 민간투자 상업개발이 아니라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수 있도록 정치적인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후보들은 또 시가 여론 수렴이라는 명목으로 운영하는 시민계획단(라운드테이블)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중립적이고 공정성 있는 운영규정을 마련하고 인사 추천을 통해 시민계획단을 재구성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를 통해 동해남부선 옛 철길이 졸속 난개발로 파헤쳐지는 것을 막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민의 꿈과 상상력이 배어있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들은 아울러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인 동해남부선 옛 해운대역사 부지의 매각 철회를 요구하면서 "80년이 된 이 공간이 근대산업유산으로 등록돼 역사성과 장소가 지닌 가치를 보존하고 시민의 공간으로 이용되는 방안을 수립하도록 정치적인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운대기찻길친구들 최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가뜩이나 정책 선거가 실종됐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 이번 총선에서 일부 후보가 지역 이슈에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윤정길 김화영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