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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 막걸리' 신입생 머리에 콸콸…엽기 동아리 환영회

부산 한 대학 동아리 가혹행위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16-03-27 20:09:39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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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SNS 유포된 부산 모 대학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 사진. 선배로 보이는 여학생이 바가지를 들고 막걸리를 신입생들 머리 위로 쏟아붓고 있다.  A대학 학생 SNS
- 음식물 찌꺼기·담배꽁초 등 섞어
- 신입생 모아놓고 "액땜" 들이부어
- 피해자 형 SNS 폭로, 비난 폭주

부산의 한 대학교 동아리 행사에서 재학생이 신입생에게 오물 섞은 막걸리를 들이붓는 가혹 행위를 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신입생 환영회를 둘러싼 음주 사고와 성희롱 사건이 잇따른 가운데 액땜한다는 이유로 신입생에게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일이 생긴 것이다.

27일 부산 A대학 학생들이 이용하는 SNS에 이 대학 화학공학과 축구동아리 창설 기념행사 겸 신입생 환영회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신입생 15명가량이 손을 모으고 머리를 숙인 채 나란히 서 있고, 선배로 보이는 여학생이 바가지에 막걸리를 담아 머리 위에 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바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물이 흩어져 있어 단순히 술만 부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사진을 올린 게시자는 자신을 신입생의 형이라고 밝히며 "동생의 학과에서 전통이랍시고 이런 행위를 했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 학우들의 의견을 묻는다"고 적었다.

이 사진이 게시되자 해당 페이지는 학생들의 비난 여론이 폭주했다. 남모 씨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전통이란 이름으로 미개한 짓을 자행하는지 모르겠다. 선배의 권위는 군기가 아니라 실력에서 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모 씨는 "선배라면 좋은 전통을 만들어 주고 잘못된 전통을 바꿔줘야 하는데 몰상식한 짓을 답습하다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해당 글은 올라온 지 하루 만에 4만2000명이 관심을 표시했고, 댓글도 1만 개나 달렸다. 이 사진이 SNS로 유포돼 주요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A대학 측이 파악한 결과, 해당 동아리는 지난 11일 고사를 지내며 신입생을 강의실로 불러 액땜 행사로 이 같은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액땜 행사란 신입생에게 동아리 옷을 입히고 선배들이 고사를 지낸 뒤 남은 두부와 김치 등 음식물 찌꺼기를 넣은 막걸리를 끼얹는 의식이다. 특히 이 사진을 본 일부 학생은 '막걸리 세례를 할 때 신입생을 청테이프로 못 움직이게 한 뒤 막걸리에 담배꽁초와 휴지, 가래를 넣기도 했다' '다른 장소에서도 비슷한 행위가 벌어졌다'는 등의 제보가 잇따라 해당 학과 축구동아리뿐 아니라 다른 동아리에서도 이런 일이 공공연히 벌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화학공학과 학생회장은 SNS에 "군기를 잡거나 강제로 시킨 것이 아니다"며 "학회(축구 동아리) 창설을 기념해 올 한 해 잘 되라는 고사를 지내고 막걸리를 몸에 붓는 액땜 행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액땜'이란 전통 아닌 전통을 반복하지 않겠다. 죄송하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A 대학 관계자는 "해당 학과에 가혹 행위가 있었는지 몰랐으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해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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