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방침으로 학교신설 어렵고
- '남녀공학'도 학부모 반대 심해
- 대연2구역도 초등교 부족 예상
부산지역 대규모 재개발사업구역 학교의 학생 수용 인원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학생들이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같은 통학 불편에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딜레마에 빠졌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학교 신설을 억제하고 있다. 기존 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학부모의 반대로 추진이 쉽지 않다.
금정구의회는 금정구 장전동 일대에 여자중학교 신설을 건의하는 공문을 동래교육지원청에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이 일대에 여학생이 진학할 만한 중학교가 없어 금정·금빛·장전초등학교를 졸업한 여학생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의회 박종성 의원은 "내년 래미안 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장전동 온천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어서 여자 중학교 신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금정구에 따르면 2011년 1만953명이었던 장전2동 인구는 벽산블루밍·금정산SK뷰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 1만5633명으로 급증했다. 시교육청은 2012년 금빛초등학교를 신설해 학생을 수용했다. 이곳 졸업생 중 남학생은 인근에 장전중으로 진학하면 되지만 문제는 여학생이다. 이 일대 여자 중학교나 남녀공학 중학교가 없다 보니 걸어서 30분 거리의 부곡동에 있는 금양중이나 부곡중까지 가야 한다. 올해 딸이 금양중에 입학한 학부모 김모(여·43) 씨는 "딸 아이를 학교 보낼 걱정에 이사할 생각마저 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교육부 방침을 이유로 여자 중학교 신설에 난색을 보였다. 출산율 저하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당장 수요가 있다고 해서 학교를 신설할 수 없다는 논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신설은 5~10년 중장기적 수요 전망에 따라 신중히 진행돼야 한다"며 "지금 교육부에 신설을 요청한다고 해도 기존 중학교 통폐합 없이는 신설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대안은 남학교인 장전중을 남녀공학으로 바꾸는 방법이지만 학부모의 반대가 심하다. 남학생 학부모가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여학생과의 경쟁을 꺼리는 데다 사춘기 학생들이 이성문제로 학업에 열중하지 못할까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 동래교육지원청은 지난해 5월 장전중과 구서여중의 남녀공학 개편을 추진했지만 학부모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다.
대규모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남구 대연2구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남구에 따르면 대연2구역 반경 2㎞ 내에 크고 작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20여 건 추진되고 있다. 남부교육지원청은 2018년 완공되는 롯데캐슬 레전드 3149세대를 시작으로 총 3만5000여 세대가 입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 일대에 12개의 초등학교가 있지만 이 정도 인원을 수용하기는 곤란해 보인다. 교육부에 초등학교 신설 심사를 요청해 놓았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홍주 박호걸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