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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근한 날씨를 보였던 지난달 마지막 휴일인 28일 동해남부선 해운대 폐선부지 미포~송정 구간을 찾은 많은 시민이 철길 주변을 걸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제신문 DB |
동해남부선 해운대 폐선부지 미포~송정 구간(4.8㎞)에 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부산시가 상업개발 방침 고수를 재표명했다. 이에 따라 시가 사업자인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지주, 일부 언론사 등 사업에 참여한 자본의 논리만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폐선부지를 공원화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 달라'는 시민의 염원에 시가 아랑곳없다는 지역 사회의 비판여론도 거세다. 특히 시가 주장하는 논리의 곳곳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시가 무리한 상업개발 방침을 고수하는 데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상업개발이 실제 강행되면 시민 불복종 운동과 같은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 상업개발이 공공개발이라니…
- 市, 논란에도 기존입장 되풀이
- "철도공단과 협약 유효" 주장만
- 공원화할 수 있는데 의지 없어
폐선부지 상업개발 강행에 대한 본지의 연속 보도로 논란이 일자 시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하지만 시는 이 자리에서 '최소한의 상업개발'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시는 무엇보다 2013년 철도시설공단과 맺은 협약이 유효하므로 협약 내용대로 상업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철도 유휴부지 활용지침'에 따라 기존 협약을 철회하고 시민공원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본지 지난 4일 자 1·3면 보도)에 대해서는 아전인수격 해석까지 내놓으며 상업개발 논리를 옹호했다.
국토부의 활용지침을 보면 전국의 철도 유휴부지를 ▷보전부지 ▷활용부지 ▷기타 부지로 분류해 특성에 맞도록 활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활용부지는 개발 방향에서 지자체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시는 '국가 차원에서 활용 계획이 없을 경우'에만 활용부지로 이용할 수 있다며, 해운대 폐선부지 미포~송정 구간은 이미 철도시설공단이 활용계획을 세워 시와 협약을 맺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는 시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다. 공공목적의 활용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소수 자본의 상업개발을 국가 차원의 활용 계획으로 호도하고 있다. 또 시의 주장처럼 미포~송정 구간이 국가 차원의 활용계획이 있는 부지라면 애초에 활용부지 분류표에서 제외됐어야 했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 홈페이지에는 폐선부지는 이미 활용부지로 분류돼 있다.
# 최소한의 수익만 거두겠다?
- 이윤 추구 민간업체에겐 모순
- 폭10m 땅 보행권과 양립 못해
- 허용하면 결국 난개발 될 듯
부산시는 사업자인 해운대블루라인㈜이 오는 5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검토 후 라운드테이블에서 시민의견을 수렴한 뒤 인허가권을 동원해 최소한의 상업개발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평균 폭 10m의 폐선부지 가운데 절경이 보이는 해안 쪽에 최소 6~7m의 보행로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폐선부지를 다녀온 시민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들도 폐선부지에 레일바이크 등의 상업개발 시설과 시에서 말하는 보행권이 양립할 수 없는 구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폐선부지 상업개발의 사업권을 가진 사업자가 시의 최소한의 상업개발이라는 방침을 따르고는 도저히 수익성이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역 2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해운대기찻길 친구들' 최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최소한의 상업개발이라는 시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소한의 상업개발이라는 말은 자본을 투자한 민간사업자가 최소한의 수익을 거두겠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해운대블루라인㈜이 공익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기업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의 상업개발 방침을 꼬집었다.
시민 최영도(47) 씨도 "민간 사업자에게 폐선부지의 사업권을 무려 30년간이나 준다고 들었다. 상업시설이 오랜 시간 뒤에 흉물이 되거나 정작 그 시대에 걸맞은 필요한 개발이 되지 못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 부산시 의심스러운 밀어붙이기
- 유력인사 인근 땅 소유설 난무
- 미포~송정은 벌써 투기 조짐
- "누군가가 그린 밑그림" 의혹도
부산시가 끝내 상업개발 방침을 고수하면서 각종 의혹도 불거졌다.
폐선부지 인근에는 부동산 투기 조짐(본지 지난 2일 자 1면 보도)이 일고 있는 등 도덕적인 문제점이 드러났고 지역의 일부 유력인사가 폐선부지 주변에 땅을 대규모로 소유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공원화 또는 상업개발 여부에 따라 지가 상승은 물론 향후 폐선부지 인근의 용도변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시는 '시민의 품에 돌려주겠다'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약을 폐기하면서까지 최소한의 상업개발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는 민간 사업자가 오는 5월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검토한 뒤 사업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사업이 시작되면 상업개발은 하나둘씩 늘어날 우려가 크다. 벌써 일고 있는 부동산 투기 바람에 따른 지가 상승은 더욱 탄력을 받아 지주들은 엄청난 시세차익을 올릴 것이 자명하다. 일각에서는 시가 상업개발을 이유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와 인근 지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한 시민단체의 관계자는 "폐선부지의 상업개발이 누군가가 그린 밑그림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시가 이 같은 의혹을 포함해 각종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상업개발을 추진하려는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해운대 폐선부지 상업화 추진 일지 |
2013년 |
1월 22일 |
부산시-철도시설공단 협약체결, 미포~송정(4.8㎞) 구간 상업개발 |
2014년 |
4월 13일 |
부산시장 예비후보 공동 협약식, 서병수 시장, 시민의 의견 수렴해 시민의 공간으로 조성 공약 |
10월 29일 |
폐선부지 활용 시민토론회 개최(부산시·철도시설공단 주관), 그린레일웨이 조성은 일방적이지 않고 주민의 뜻에 따라 조성 |
2015년 |
2월~7월 |
라운드테이블(시민계획단 38명) 3회 개최, 상업개발 최소화, 개발계획(안)에 대한 라운드테이블 의견 수렴 |
7월 23일 |
철도시설공단 사업주관자 모집공고,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고 주변과 조화되도록 계획 수립 등 |
10월 21일 |
철도시설공단 사업주관자 선정, 한화에스앤씨(주) 컨소시엄 |
2016년 |
2월 25일 |
상업개발 SPC 해운대블루라인(주) 창립총회, 철도시설공단 홍익여행사 한화에스앤씨 블루비치호텔 삼진GDF 부산일보 부산MBC 등 7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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