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10)의 집은 이른바 달동네다. 마을버스 종점에서 은아의 걸음으로 20분은 더 걸어야 산꼭대기에 있는 집에 도착한다. 아직 어른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나이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은아는 또래만큼 보살핌을 받지 못한다.
몇년 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빠마저 생활고에 노숙자로 지내면서 은아와 언니 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맡겨졌다.
그렇다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은아 자매를 돌볼 정도로 형편이 넉넉한 건 아니다. 두 분 모두 연세가 많아서 별도의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노령연금과 은아 자매의 기초생활보장 수급료로 생활하고 있다.
할머니는 다리가 아파서 거동이 힘들다 보니 할아버지가 은아를 챙기는 편인데, 추운 겨울에도 은아의 양말을 자주 챙겨주지 못하는 등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실정이다. 은아도 부끄러운지 양말을 왜 신지 않았는지 물어보면 몸을 꼬면서 웃기만 할 뿐이다.
형편이 이렇다 보니 학업에 대한 지원도 또래보다 한참 부족하다. 언니가 고등학생, 중학생이어서 학업에 필요한 비용은 이들에게 집중되고 은아에게는 돌아오지 않는다.
지역아동센터의 학습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선생님에게서 칭찬을 듣지만, 따로 공부를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또래보다 한글 구사 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그나마 정부 지원을 받아 태권도 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이마저도 차를 놓쳤다는 핑계로 간혹 빠진다. 항상 외로워해 친구와 노는 시간이 좋고, 학원을 빠져도 꾸짖는 사람이 없어서다.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항상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며 친구와도 잘 지내고 있다. 하지만 생활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며 "은아의 자존감을 높이고 자기 꿈을 키울수 있도록 학습 지원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게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런 은아의 사연을 접한 국제로타리 3661지구(총재 김봉수)는 은아에게 책장과 컴퓨터를 지원했다.
▶문의 (051)440-3020~1. 후원계좌= 부산은행 097-01-012091-1 부산기독교 청년회유지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