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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창원시 성산구 불모산동에 있는 성주시내버스 공영차고지. 창원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들이 대기 중이다. 노수윤 기자 |
# 운수노조는 시행 촉구
- 기사 업무 많은데 급여 적어
- "근무환경 개선해야 안전담보
- 비용 줄고 업체경영에 도움
- 市 의지 부족으로 도입 못해"
# 창원시 "아직 시기상조"
- 현재 지선노선만 적자 보존
- "업체 정리해야 할 부채 많고
- 이윤까지 보장해줘야 해
- 전면시행 비용 연 500억 들어"
경남 창원지역 내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창원시가 해마다 수백억 원을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하고 있음에도 버스 업체들은 경영개선 노력은커녕 수익 늘리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시민 서비스는 아예 뒷전인 데다 과속·난폭운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가 준공영제를 도입하는 등 시내버스 정책 전반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요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옛 마산시 2007년 준공영제 시행
창원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요구는 창원과 마산, 진해시가 통합하기 훨씬 전인 2004년부터 제기됐다. 당시 창원시와 마산시는 3년여 동안 이를 협의했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 2007년 마산시만 단독으로 시행했다. 하지만 업체의 수익을 보장한 게 아니라 운행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이어서 진정한 준공영제가 아니었다. 창원시는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재정지원금 추가 부담에다 업체 통폐합 등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시행하지 않았다. 2010년 창원과 마산, 진해시가 합쳐지면서 옛 마산시가 시행하던 준공영제도 끝났다.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창원시는 이를 검토하고는 있으나 아직 미지근한 태도다. 시와 달리 시민단체와 버스 운전기사, 노조는 준공영제만이 시민과 시, 업체, 운전기사 모두에 이익이라며 준공영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준공영제의 이점은 업체 간 과당 경쟁이 불필요하고 교통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차하는 까닭에 정시성과 친절, 안전운행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 시민단체와 노조 등은 버스 준공영제가 업체별 차량 정비와 부품 비용 절감, 투명한 재정 지원으로 경영 환경 안정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2007년 마산시가 준공영제를 시행해 얻은 성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08년 마산YWCA의 준공영제 관련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83.3%가 친절도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81%는 시내버스 서비스 질 향상에 이바지했다고 평가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창원시내버스노조 김진서 의장은 "준공영제 도입이 어려운 게 아니다. 예산을 추가로 부담하지 않아도 준공영제를 도입할 수 있는데 시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시민단체·노조 "준공영제 도입을"
지난달 23일 창원시 마산합포구청에서 '창원 시내버스 안전운행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제도 마련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공공운수노조 경남지역본부·부산경남버스지부가 마련한 자리였다.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버스지부는 창원 시내버스 노동자의 근무 환경이 다른 지역보다 열악하다고 평가했다. 창원의 9개 업체가 운행 중인 시내버스는 691대, 운전기사는 1534명으로 버스 한 대를 2.22명이 맡고 있다. 이는 서울의 2.76명, 부산의 2.42명보다 많이 부족하다. 월평균 근무 일수 역시 27.5일로 서울 22일, 부산 25일보다 월등하게 많은데도 임금은 월평균 267만 원으로 서울 344만 원, 부산 320만 원보다 턱없이 낮았다. 게다가 업체의 수익 독촉에 내몰린 운전기사에게 친절과 안전운행 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부산경남버스지부 전광재 사무장은 "시내버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해야 시민이 안전하고 더욱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공영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남 신안군의 경우 공영제 시행 이후 승객이 늘어나고 시민 만족도, 안전 운행, 고용 안정, 비용 절감 등에서 상승 효과를 봤다. 공영제는 단체장의 의지, 이해 관계자들의 협조 등이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경대 윤영삼 경영학부 교수는 "공영제가 준공영제보다 공공성 강화를 위해 훨씬 바람직하지만, 창원시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으므로 공영제적 성격의 준공영제를 도입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다. 준공영제를 시행하면 버스 노선의 신설 및 노선 조정이 쉽고 중복노선 폐지로 운영비용도 줄일 수 있다. 비수익·수익 노선에 대한 논란도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 창원시 "서비스 개선책 찾겠다"
창원 시내버스 노선은 시가지를 운행하는 간선노선과 읍면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지선노선으로 나뉜다. 간선 35개 노선에 377대(시내·시외버스 겸업 포함) 지선 107개 노선에 319대가 운행 중이며 간선노선은 승객이 많아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다.
창원시 통합 이후 2011년 시행한 지선노선은 노선전담제로, 시와 업체가 협의해 노선을 정하고 이 노선에 대한 적자분을 시가 매월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시는 버스 대당 하루 표준운송원가인 58만6696원(2015년 기준)보다 적으면 부족분의 95%를 지원한다. 지난해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한 재정지원금은 모두 302억2600만여 원이다.
시 관계자는 "2014년 준공영제를 검토했고 지금도 계속 검토 중이다. 고용 안정과 서비스 개선, 노선 조정 용이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나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예산 확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창원 시내버스에 준공영제를 도입하면 한 해 운영비용이 500억 원 정도로 예상된다. 당장 준공영제를 도입하기는 어렵다.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부담 증가 폭은 줄이면서 서비스 개선, 사고 위험 해소 등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업체마다 부채를 안고 있어 이를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준공영제를 시행하면 자칫 시가 부채까지 떠안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준공영제를 제대로 하려면 업체의 이윤도 고려해야 한다. 이윤을 보장하지 않으면 현재 시행 중인 운행손실 보전과 환승에 따른 지원과 별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007년부터 준공영제를 도입한 부산이 140개 노선에 시내버스 2517대를 운행하는 데 연간 1263억 원을 부담하는 것과 비교하면 창원시가 준공영제를 도입해도 예산 부담 증가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