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전문가 "깜깜이 응시"
동남권 신공항의 최종 입지 결정이 오는 6월 말로 예정된 가운데 정부가 입지 선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평가항목 배점(가중치)에 관한 기준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2일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소음과 접근성, 비용 등 19개 세부 평가항목을 밝혔다. 이어 부산시를 비롯한 관련 5개 시·도가 세부 평가항목의 가중치에 관한 의견을 국토부를 통해 연구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전달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오는 6월 최종 입지 발표 때까지 세부 평가항목의 배점 기준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6일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가 입지 발표 이전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각 시·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는 여론이 부산의 지역사회에서 들끓고 있다. 국제민항항공기구(ICAO) 등 국제기구의 공항 입지 평가항목이 규모와 공역, 기상, 지형, 접근성, 비용, 소음 등 대부분 항목이 비슷한 상황에서 각 항목의 배점이 입지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 평가항목 세부 가중치 공개를 요구하는 것은 2011년 국토부의 입지 평가 때 배점이 일방적으로 부산에 불리하게 적용되면서 논란이 일었던 데 대한 학습효과다.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배점 기준을 비공개로 하는 것은 마치 수험생이 각 대학의 선발 기준조차 모른 채 '깜깜이 응시'를 하는 것과 같다"며 "사전에 공개해야만 최종 입지 발표 때 각 지자체도 정부 발표에 깨끗하게 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용역을 맡은 ADPi가 안보 측면의 특수성과 공항 개발에 따른 민원 등 사회적 갈등 비용을 평가에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주도에서도 제2 공항 건설 발표로 인한 환경훼손과 소음 문제 같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의 공항문제 전문가는 "4·13총선 이후 정부가 평가방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발표하고, 이후 전문가 자문회의와 현장설명회를 통해 평가의 객관화와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5개 지자체가 ADPi의 연구용역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평가방법은 지자체 간 첨예한 사안이라 사전에 공개하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며 "중간보고회 이후 가중치에 관한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해외기관을 통한 용역은 공정성 확보를 위해 5개 지자체가 합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