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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에 관광버스 주차장을 조성하려던 계획이 철회되자 그동안 반대운동을 벌여왔던 주민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 의견 수용 해운대구 도와
- 달맞이고개 명품화 다짐
- 폐선부지 상업화도 반대
"소나무와 동백나무에 하얀 페인트가 칠해졌을 때는 조만간 공사를 하나 싶어 한숨도 못 잤어요."(최주 위원장·여·73)
"애초 공사 자체가 말이 안됐지…. 백두산 꼭대기에 있는 천지를 파내려는 것하고 같은 이치 아닙니까."(박태근 아파트 관리소장·68)
"늦은 감이 있지만, 해운대구가 주민의 진심을 알아줘서 너무 고맙네요."(최경미 간사·여·54)
"사업 무산된 것 맞죠? 다시 추진하는 건 아니죠?"(노숙자 위원·여·66)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중동 우성빌라트 관리사무소가 왁자지껄했다. 달맞이고개 버스주차장 조성에 관한 해운대구의 백지화 발표(본지 3일 자 6면 보도)가 여전히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달맞이버스주차장조성저지위원회(이하 저지위)는 80여 일의 반대 활동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다.
지난해 12월 초 아파트 앞에 버스주차장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이 아파트 입주민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백선기 해운대구청장이 취임하면서 내놓은 계획과는 차원이 달라서다. 그 당시에는 기존 해월정 공영주차장 대지를 버스주차장으로 재개발하자는 식이었다.
환경과 주거여건 훼손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저지위가 꾸려졌다. 아파트에 살던 교수와 변호사, 조경사, 환경전문가 등이 모였다. 이들은 집회 대신 '차분한 운동'을 추진했다. 구에 질의서를 보내고, 정보공개청구로 지적도와 사업계획서를 받았다.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려고 변호사도 선임했다.
최 위원장은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려는 구의 계획도 이해가 되지만, 모든 관광이 버스로 이뤄진다는 생각은 구시대적"이라며 "차분하게 걸으며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공간으로 달맞이고개를 특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추진하는 것이 '차 없는 달맞이고개' 조성이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저지위의 이름을 '달맞이를 사랑하는 모임'(달사모)으로 바꿨다. 노 위원은 "휴일만이라도 달맞이고개에 차량 출입을 통제해보면 좋다"며 "우리 아파트 입주민은 모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동해남부선 해운대 폐선부지 미포~송정(4.8㎞) 구간의 상업개발에도 반대하고 나선다. 달맞이고개 주변이 난개발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기로 했다. 최 간사는 "동해남부선이 놀이공원처럼 변해서는 안 된다"며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사단법인 형태의 모임을 꾸려 일대 개발 사업을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달사모는 매월 두 차례 회의를 열고 달맞이고개의 명품화를 고민한다. 정기적으로 주변 정화를 벌이고, 수목 식재와 꽃 가꾸기에도 나선다. 최 위원장은 "누가 옆집에 사는지도 몰랐는데, 이번 저지 활동을 계기로 이제는 다들 형 동생이 됐다"고 귀띔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