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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7일 오후 부산지법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밝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오고 있다.
김성효 기자kimsh@kookje.co.kr |
수천만 원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기소된 조현오(61) 전 경찰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뇌물공여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고,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배척해 검찰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검찰은 재판부의 증거 채택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영문 부장판사)는 17일 부산지역 중견건설사 실소유주 정모(52) 씨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5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로 기소된 조 전 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씨가 2010년 8월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에서 당시 경찰청장 후보자로 내정돼 인사청문회를 앞둔 조 전 청장에게 3000만 원을 건넸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과 총 4, 5회 만나 식사하거나 차를 마신 정 씨가 이 같은 큰돈을 조 전 청장에게 건넬 정도로 양측의 신뢰관계가 두텁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서울청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있었고, 곳곳에 CCTV가 설치됐는데 정 씨가 손가방에 3000만 원을 넣고 조 전 청장에게 건넸다는 게 사회통념상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정 씨가 수사기관에서 뇌물공여를 자백할 때는 본인과 가족들이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궁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자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부산지검 윤대진 2차장검사는 "증거판단의 견해차는 있을 수 있지만 재판부의 증거 인정 여부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즉시 항소하고 항소심에서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 전 청장과 동창으로 막역한 사이인 부산 모 농협조합장 송모(61) 씨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이훈재 부장판사)는 경찰관 인사 청탁 명목으로 1000만 원가량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송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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