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명 중 1명 상해 경험 있어
- 대부분 2개월 이하 일자리
- 4대보험 안돼 부당처우
부산의 한 특성화고에 재학 중인 김모(18) 군은 지난달 부산진구에 있는 소주방에서 일하던 중 뜨거운 국물에 팔등을 데어 피부가 벗겨질 정도의 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김군은 보상은커녕 업주에게 "네가 잘못해서 그런 거다, 그만둬라"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 업주는 아르바이트생들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산재보험에 가입하지도 않았다. 본인의 부주의가 있어도 산재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던 김 군은 부산안심알바센터의 도움으로 겨우 치료비를 받을 수 있었다.
부산지역 특성화고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1명이 노동 현장에서 상해사고를 경험했고, 이는 일반 노동자 산재율의 20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은 늘고 있지만 불공정 계약과 주휴수당 미지급 등 임금과 관련한 부당한 처우는 여전했다.
16일 부산시교육청이 지역 중학생 1만511명, 일반고 학생 5285명, 특성화고 학생 1858명 등 총 1만7654명을 대상으로 처음 벌인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특성화고가 44.9%로 가장 많았고 일반고 20.3%, 중학교 4.3%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성화고 학생 1858명 가운데 부모한테 용돈을 받지 못해 간식비와 물건구입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 경비를 스스로 벌어 쓰는 학생이 36.7%(682명)나 됐다. 이처럼 가정환경 및 직업교육과 연계된 교육과정 특성상 특성화고 학생 절반가량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학생 가운데 업무상 재해를 당한 경험도 적지 않았다. 아르바이트하다가 다친 경험이 있는 학생은 중학생이 0.5%(50명), 일반고 학생 3.8%(199명), 특성화고 학생은 10.6%(197명)로 각각 나타났다. 이런 수치는 중학생은 2014년 기준 일반 노동자의 산재율(0.53%)과 비슷하지만 일반고 학생은 7배, 특성화고 학생은 20배에 달했다.
아르바이트 기간은 대부분 2개월 이하(중학교 3.8%, 일반고 15%, 특성화고 26%)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초단기 계약은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임금체불과 주휴수당 미지급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학교에서 아르바이트와 관련해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중학생 72.3%, 일반고 학생 78%, 특성화고 학생 44.4%는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부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신상길 상담실장은 "일선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학칙으로 금지하는 곳이 많다 보니 학생들도 피해사례를 공개하지 못하고, 학교 현장에서 노동인권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홍주 권용휘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