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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관과 운전자들이 고속도로에 떨어진 소주병을 수거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
- "관리는 해도 보상 의무는 없다"
- 도로공사 발뺌, 피해자가 감당
고속도로에서 차를 몰다 도로 위에 떨어진 낙하물 탓에 아찔한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고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의 특성상 사고 순간 차를 세워 증거를 채집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사고 원인을 제공한 이를 판가름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이 화물을 올바르게 실었는지 점검하고 도로 위 낙하물을 치우는 한국도로공사는 이런 사고의 보상에 인색해 대부분 피해는 사고를 당한 운전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낙하물 사고 잇달아 안전운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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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이 20㎝의 쇠갈고리가 박혀 터진 자동차 타이어. 독자 제공 |
김모(52·부산 서구 서대신동) 씨는 지난 5일 오전 11시20분 부산으로 들어오는 경부고속도로 양산~부산 구간에서 황당한 사고를 당했다. 달리던 차로 앞에 떨어진 플라스틱 통을 발견했지만 양쪽 차로에서 뒤따라오는 차량 탓에 차선을 바꿀 수 없어 통을 들이받았다. 통은 범퍼 밑으로 파고들어 김 씨의 승용차와 함께 끌려왔다. 김 씨가 구서톨게이트를 지나 차를 세운 다음에야 도로공사 직원들이 다가와 범퍼 밑에 낀 플라스틱 통을 수거했다. 사고에 따른 범퍼 수리비 50만 원은 모두 김 씨가 물어야 했다.
지난달 2일 밤 9시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동대구톨게이트 앞에서 1차로를 달리던 정모(50·부산 동래구 명륜동) 씨는 차바퀴에서 터덕거리는 이물감을 감지했다. 차를 천천히 몰아 갓길에 세운 정 씨는 운전석 뒤쪽 바퀴에 박힌 길이 20㎝의 쇠갈고리를 발견했다. 정 씨는 보험 차량을 불러 바퀴를 교체하고 모든 비용을 부담했다.
이처럼 고속도로 낙하물로 인해 사고를 당한 사연은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특정 차종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는 "앞선 트럭이 운반하던 자갈이 튀어 차량 앞유리가 깨졌다" "앞에서 달리던 차에서 물건이 떨어져 차가 파손됐다"는 등의 사례를 접할 수 있다. 김 씨나 정 씨와 달리 이들은 사고 원인을 제공한 차를 목격했지만, 이 중 몇몇이 올린 블랙박스 영상이나 사진에서는 흔들림 탓에 앞서 달리던 차종도 가늠하기 어렵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로공사에 문의했지만 이들은 보상받지 못했다.
■자차 보험 적용해도 20만 원 부담
도로공사는 11일 김 씨가 들이받은 플라스틱 통을 치워달라는 신고가 사고 당일 오전 11시8분에 접수됐으며, 김 씨의 차가 톨게이트를 지난 뒤 오전 11시34분 통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신고를 받고도 통이 치워지지 않은 사이에 사고를 당한 김 씨는 선의의 피해자임을 내세워 도로공사 측에 파손된 범퍼의 수리비용을 요청했다. 하지만 규정이 없어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기차량손해담보(이하 자차 보험)를 적용하면 김 씨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자차 보험을 적용하더라도 당사자는 최소 20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까지 면책금을 부담해야 한다. 김 씨의 경우 범퍼 수리비 50만 원 가운데 20만 원은 본인이 내야 한다. 또 자차 보험은 순전히 운전자 과실에 따른 사고를 대비하는 성격이지만 김 씨나 정 씨 같은 선의의 피해자는 달리 보상받을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자차 보험을 적용한다. 김 씨는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이용료를 받으며 적재불량 차량을 단속한다. 운전자 안전을 위협하는 낙하물을 치울 의무도 있다. 그런데 신고를 받고도 치우지 않은 낙하물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는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는 건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이완영(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실의 자료는 김 씨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고속도로 위 낙하물 수거 건수는 2013년 27만3026건에서 2014년 29만764건으로 늘어 고속도로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도로공사가 적재불량 차량을 고발한 건수는 8만3527건에서 6만789건으로 줄었다. 그만큼 관리에 소홀했다는 뜻이다.
■보상에 소극적인 도로공사
사고의 원인이 된 낙하물을 떨어트린 차량이 확인되면 해당 차 운전자로부터 보상받을 수 있다. 만약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표지판이나 이정표 등이 도로 위에 떨어져 사고를 당하면 운전자는 비교적 쉽게 보상받을 수 있다.
사고 원인 제공자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는 도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노면 낙하물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라 불리는 이 소송은 사고에서 도로공사와 운전자 간 누구의 잘못이 더 큰지를 판가름하는 절차로, 도로공사는 순찰차의 순찰 횟수 등을 근거로 도로 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도로공사 경남지역본부 김성규 교통팀장은 "도로공사가 언제 어디에 낙하물이 생길지 예측할 수 없는 데다 원인 제공자, 운전자, 도로공사 모두 과실이 있는 사고인 경우 공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떠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자료=이완영 국회의원실
◇ 고속도로 낙하물 수거건수 |
구분 |
계 |
2010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수거(건) |
1,504,304 |
312,829 |
314,080 |
313,605 |
273,026 |
290,7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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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하물로 인한 사고건수, 피해현황 |
구분 |
계 |
2010년 |
2011년 |
2012년 |
2013년 |
2014년 |
사고(건) |
204 |
20 |
33 |
44 |
64 |
43 |
사망(명) |
1 |
0 |
0 |
0 |
0 |
1 |
부상(명) |
72 |
1 |
24 |
17 |
16 |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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