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학조사관에 의사 조기 채용

- 국립부산검역소 24시간 가동
- 복지부 장관, 인천공항 점검
- 의심환자 첫 관문서 유입 차단

신생아 소두증과 연관성이 제기되는 지카(Zika)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부산시가 대책본부를 꾸리고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특히 설 연휴를 맞아 국외여행객이 늘면서 지카 바이러스 유입을 우려한 방역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발생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검역소의 대응 태세를 점검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 대책본부 구성 선제대응

시는 김기천 건강체육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카 바이러스 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갖춰 대응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대책본부는 1개 지원반과 총괄대응반, 언론대응반, 행정지원팀, 역학조사팀, 검사지원팀으로 구성됐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매년 4월부터 시작하던 모기채집검사를 3월로 앞당겨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겨울에 하지 않는 모기 구제도 이달부터 보건소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또 자체 검사체계를 구축해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검사가 가능하도록 한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에서만 감염검사를 할 수 있었지만 늦어도 다음 달 초부터 부산에서도 감염검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일반시민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지역에서 모기에 물려도 치료 없이 회복되기 때문에 별도의 검사가 필요 없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6개월 내 임신을 계획 중인 사람은 발병국에서 모기에 물렸을 때 검사 대상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자료를 보면 지난달 22일 기준 브라질의 소두증 확진자 230명 중 6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확진자 중 지카 바이러스 감염률은 3%도 채 안되지만 WHO는 연관성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임신을 계획 중인 남녀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지역을 방문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며 "부득이하게 방문할 때는 모기 기피제 등을 사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시는 상반기 채용할 예정이던 역학조사관(의사)을 조기 채용해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할 계획이다.

■황금연휴 국외여행 증가 비상

대체휴일제 시행으로 닷새간의 설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외여행객이 증가할 것을 대비해 방역 당국도 검역체계 점검 및 비상근무에 나섰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지카 바이러스 등 감염병 대응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검역 현장을 찾았다. 지난 2일 WHO의 '국제 공중 보건위기 상황' 선포 이후 마련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관리대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인천공항검역소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병의 첫 관문이자 방역 최전선이다. 정 장관은 공항 내 방역,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리플릿·기내방송 등을 통한 홍보 등 지카 바이러스 검역 대책을 점검하고 공항 탑승동과 입국장 검역 현장을 살폈다. 그는 "중남미나 동남아 등 해외에서 감염돼 국내로 입국할 가능성이 있다"며 "입국 단계에서 최대한 감염 의심사례를 찾아내 달라"고 당부했다.

국립부산검역소도 설 연휴 기간 해외 감염병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검역조사를 강화한다. 이에 따라 설 연휴 기간 24시간 비상검역체계가 가동된다. 해외 감염병 유입환자를 차단하려고 위험국가에서 입항하는 선박과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발열감시를 강화하고 건강 상태 질문서 점검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부산검역소는 지난 3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해외여행객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홍보캠페인을 벌이고 해외여행 시 주의사항과 감염병 발생현황, 예방법 등을 안내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