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도 행방 못 찾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중국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던 중국 국적의 40대 남성이 탈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공항 보안 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이 남성의 정확한 도주 경로는 물론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국제공항의 보안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법무부 김해출입국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 오전 6시20분 사이판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온 중국인 J(46) 씨가 중국 푸둥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는 도중에 도주했다.

J 씨는 국제선 청사 2층 환승객 대기장소를 빠져나가 1층 입국장에 있는 입국심사대가 붐비자 출입국 사무소 직원들의 눈을 피해 출국심사대와 감독관석 사이에 난 통로를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입국심사대 5곳 사이에는 철제 난간이 있지만 J 씨가 빠져나간 통로에는 도주를 막을 만한 장치가 없었다. 그 당시 입국심사대에는 7명이 근무했고 이 중 한 명은 감독관석에 앉아 있었는데도 J 씨의 도주를 막지 못했다. 그 이후 J 씨는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뒤 경전철 공항역 방향으로 사라졌다. 도착 후 30분이 채 지나지 않은 오전 6시49분이었다.

J 씨가 사라지고 1시간이 넘게 지난 오전 9시10분 해당 항공사가 뒤늦게 법무부와 공항공사 경찰 공군 제5 전술공수비행단 등 보안 당국에 알렸지만 찾지 못했다. 현재 공항 보안 당국은 달아난 J 씨를 쫓고 있지만 3개월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처럼 J 씨가 공항 보안구역인 환승객 대기장소에서 입국심사대를 통해 도주하기까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항 내 보안관리의 허점이 드러난 것은 물론 공항 보안 당국의 어설픈 공조와 초동대처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J 씨가 빠져나간 통로에는 뒤늦게 차단시설이 설치돼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법무부 측은 "달아난 중국 남성을 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당시 보안이 취약했던 부분을 보완했다. 김해공항 보안에 구멍이 없는지 재차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