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무인 출입국심사대.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이 또 뚫렸다.

지난 21일 중국인 부부가 출국장 면세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통하는 출입문 잠금장치를 떼어내고 빠져나가더니 29일에는 베트남인이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가 운영하는 무인 자동출입국심사대로 유유히 빠져나갔다.

법무부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이날 오전 4시57분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A(25) 씨가 오전 7시24분께 여객터미널 2층 입국장에 설치된 자동출입국심사대의 게이트를 강제로 열고 밀입국했다.

그는 오전 10시10분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항공기를 갈아타야 하는 환승객이었다. 그러나 A 씨는 환승장으로 가지 않고 입국장에서 무작정 기다리다 출입국심사장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 닫힌 자동출입국심사대의 게이트를 강제로 열었다.

당시 보안경비 요원이 지키고 있지 않아 게이트가 강제로 열릴 때 나는 경고벨 소리를 아무도 못 봤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입국심사대를 지나 여객터미널 1층으로 내려가면 비행기에 실렸던 짐을 찾는 장소와 세관 구역이 나온다. A 씨는 평범한 여행객인 것으로 행세하며 인파에 섞여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일반 구역으로 유유히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출입국사무소는 A 씨의 밀입국 사실을 확인하는데도 11시간이나 허비했다.

A 씨의 행방을 쫓기 시작한 것은 그가 타야 할 환승 여객기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미탑승 사실을 통보해 준 오전 10시35분부터였다.

출입국사무소는 인천공항공사 보안상황실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통해 A 씨의 공항 도착 이후 행적을 추적했다. 밀입국 사실을 확인한 시간은 오후 6시30분이었다.

이처럼 시간이 걸린 것은 보안상황실의 CCTV의 화질이 썩 좋지 않은 점도 한가지 배경이라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