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같은 점수' 환경미화원 체력시험, "여성 1명 통과, 성차별 아냐"

A 시는 지난해 환경미화원 채용 시험을 진행했다. 1차 서류전형, 2차 서류심사 및 체력시험, 3차 면접시험 등 엄격하고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남성 8명이 최종 통과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비난이 쇄도했다. 2차 체력시험에서 남성 지원자와 여성 지원자의 조건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A 시가 제시한 체력시험은 윗몸일으키기, 철봉잡고 오래 매달리기, 모래주머니 메고 달리기 등 3종목. 남성 지원자 115명과 여성 지원자 9명 등 총 124명이 몰렸으나 대거 탈락했다. 체력시험 검정 결과 남성 평균 점수는 32점, 여성 평균 점수는 25점 이었다.

여성 지원자들은 A 시의 환경미화원 채용 조건이 남녀 차별이라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의 불만을 접수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조사를 시작했다. A 시는 인권위에 "2014년 같은 조건의 채용 과정을 거쳐 여성 1명이 최종합격했고, 지난해 체력 검정에서도 여성 2명이 남성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사례가 있으므로 여성이 불리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인권위는 최근 3년 A 시의 채용 전형을 조사한 결과 남녀간 서류전형 평균점수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 반해 체력시험 평균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현저히 낮은 것을 발견했다.

인권위는 28일 A 시의 환경미화원 채용 과정이 성차별이라며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또 A 시 환경미화원의 진술을 토대로 과거와 같이 강인한 체력 요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