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최저기온이 영하 10.2도를 기록하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4일 오후 북구 구포대교 인근 낙동강이 얼어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부산~제주 항공편 모두 결항
- 지리산 통제·일부 여객선 중단
- 도로 결빙·계량기 동파 잇따라
- 독감 기승…젊은 층 환자도 늘어

24일 기록적인 한파 탓에 부산 경남은 물론 전국적으로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에 내린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돼 항공편이 대부분 결항했다. 이 여파로 제주공항은 노숙하는 사람으로 넘쳐났고, 부산 김해공항도 부산~제주 노선 항공기가 뜨지 못해 승객들이 발을 동동 굴렀다. 도로 결빙과 계량기 동파에 따른 피해도 잇따랐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독감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행 항공노선 전면 결항

	24일 한파·대설·강풍특보로 제주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잠정 중단되자 공항에 남은 체류객들이 여객터미널에서 모포를 덮은 채 쉬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를 강타한 폭설과 '윈드시어'(순간적으로 바람이 차단돼 발생하는 난류)로 김해공항의 부산~제주 노선 항공기는 이날 뜨지 못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는 24일 오전 6시부터 예정된 부산~제주 노선 77편의 항공기(도착 40편, 출발 37편)는 모두 결항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24일 오전 10시30분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들어오려던 장현정(42) 씨는 "갑자기 비행기가 결항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대책을 고민 중"이라며 "한라산 출입이 통제되는 바람에 여행도 못하고, 집에도 못 가는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에서 승객들에게 결항 관련 내용을 공지해 소동이 일어나진 않았다"고 말했다.

도로 곳곳도 결빙돼 소방 당국과 구청 관계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날 오전 9시30분 부산 금정구 장전동 한 건물의 옥상에 있던 물탱크가 얼면서 수돗물이 흘러나와 인근 골목길 15m가량이 결빙됐다. 물탱크 속 부레가 잠긴 상태에서 물이 갑자기 어는 바람에 발생했다. 신고를 받은 금정구 관계자와 소방 당국은 골목길과 인도에 모래와 염화칼슘을 뿌려 얼음길을 제거했다.

■지리산 입산통제…축산농가 비상

계량기 동파도 잇따랐다. 부산 상수도사업본부는 23, 24일 이틀간 북구 영도구 등 총 7곳의 가정집에서 계량기가 동파됐다고 밝혔다. 경남 김해시에도 24일 하루 동안 수도 동결 등 신고가 60여 건에 달했다.

경남을 덮친 한파로 국립공원 지리산은 전면 입산통제가 이뤄졌고, 일부 연안 여객선도 발이 묶였다. 전날까지 지리산 장터목, 세석, 벽소령 등 대피소에 머물던 산행객 237명은 이날 오전 모두 하산했다. 지리산 중턱에는 최고 15㎝ 이상 눈이 쌓였다. 남해 서부 앞바다와 동부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통영~소매물, 통영∼용초, 통영∼욕지, 삼덕∼욕지, 통영∼추도, 저구∼삼천포 등 8개 구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경남 최대 돼지 사육지역인 김해 축산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돼지 사육농가 김모(63·김해시 한림면) 씨는 "막 태어난 새끼 돼지나 송아지에게 옷을 만들어 입혔고, 축사에 비닐을 씌우는 등 보온에 힘쓰고 있지만 맹추위가 계속되면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독감 유행주의보

연일 추위가 계속되면서 독감 환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젊은 층 독감 환자도 일주일 사이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표본감시 결과를 보면 지난 10~16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는 13.5명으로 전주(12.1명)보다 1.4명 늘어났다. 앞서 보건 당국은 지난 14일 독감 의심환자가 유행 기준(인구 1000명당 11.3명)을 넘어서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우선 접종 권장대상자(65세 이상 노인, 소아, 임산부)는 만성질환 악화 및 합병증 위험이 크므로 유행 시기 중이라도 예방접종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회1·2부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