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직원의 통상임금에 명절상여금은 포함되지 않고 소급지급해야 할 통상임금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또 통상임금에는 포함되지만 임금협상 때와 달리 사용자에게 예측하지 못할 정도의 재정적 부담을 주는 이익분배가 있을 경우 소급분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도 함께 나와 상당한 파문을 일으킬 전망이다.
부산고법 민사1부(손지호 부장판사)는 13일 현대중공업 직원 1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사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 재판부는 이날 현대미포조선 직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항소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현대중공업 소송에서 재판부는 명절상여금 100%를 뺀 700%만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6300억 원에 달하는 소급분은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즉, 2개월마다 지급되는 기간상여금과 매년 말 지급되는 연간상여금은 지급일 이전 퇴사자에게도 지급된 점 등을 고려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만, 명절상여금은 이 경우 지급된 적이 없고 이의를 제기한 경우도 없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대법원은 상여금이 정기성(정기적인 지급) 일률성(모든 직원에게 지급) 고정성(근무와 관련해 추가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된 상태)을 갖춘 경우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두고 있다.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소급분 지급)는 노사가 합의한 임금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 이익을 추구하고 이로 인해 사측에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사측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으로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춰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노사가 관련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협상이나 단체교섭을 했다"는 점도 이번 판결의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현대미포조선의 소송에서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두 사건의 판결문에 조선 경기 악화로 2014년 이후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경영 사정이 악화했다는 점도 매출액을 비롯한 각종 통계자료와 함께 제시했다.
앞서 1심(울산지법)은 "명절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 통상임금 소급분을 지급해야 한다"며 "저수익성, 원화 강세, 중국 등 경쟁회사 출현 등의 이유로 회사의 경영 사정이 악화됐지만 이를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인정사유로 삼아 근로자의 불이익으로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1심과 항소심이 정반대의 견해를 보인 것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회사를 하루빨리 정상화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변호사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