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연구비 120만원씩 떼
- 교수회 "일방적 통보 유감"
부산대가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1) 등 진행 중인 국책사업의 예산이 대폭 삭감(본지 지난해 12월 30일 자 2면 보도)된 데 따른 부족액을 교수들의 교육연구비 예산 일부를 전용해 편성하기로 했다. 부산대 총장 직선제 강행을 못마땅하게 여긴 교육부의 길들이기식 예산 삭감으로 교수 급여가 깎이는 사태를 빚은 셈이어서 대학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부산대는 11일 오후 재정위원회를 열고 총장 직선제 이후 교육부의 재정지원 삭감액 18억7000여만 원을 메우기 위해 교수 1190명의 1인당 교육연구비 지급액 120만 원을 일괄적으로 전용해 대체 재원으로 사용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부산대 안홍배 총장 직무대리는 지난 8일 교수들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직선제 시행 때부터 우려했던 행·재정적 불이익이 현실화되면서 현재 진행 중인 CK-1과 학부교육선도대학육성사업(ACE)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재원 마련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원들의 고통 분담을 호소했다. 그는 "부족한 예산 18억7000여만 원 가운데 5억2000여만 원은 다른 사업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마련할 예정이지만 나머지 13억4000여만 원은 교육비 예산에서 전용해 편성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은 부산대가 다음 달까지 진행하는 2015년도 사업 중 CK-1에서 7억2400만 원, ACE에서 11억4900만 원 등 모두 18억7300만 원을 삭감했다. 두 사업은 학생들의 장학지원, 학습역량 강화, 해외 파견, 교육여건 개선, 진로지원, 취업지도 분야로 이뤄져 이를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게다가 총장 임용이 지연되면 올해 부산대의 재정 여건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등록금 동결과 재정적 불이익으로 세입예산은 전년도 수준에 머물지만 개교 70주년 기념사업 등 사업비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학 관계자는 "총장 직선제로 정부 재정지원 사업 예산 대부분이 매년 삭감될 것으로 보여 재정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번 교육비 삭감과 관련해 교수회 측과 지속적으로 의견을 나눴고 조만간 대학 재정 관련 설명회도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 교수회 측은 "본부의 예산 절감과 재원 마련 취지는 공감하지만, 교수들과 민주적 소통을 통해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급여 삭감을 통보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수회는 이어 "직선제로 인한 재정 불이익을 대학본부와 학내 구성원이 단결해서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