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가 부부장으로 '강등'…검찰 기수문화 흔들린다
부장검사 21명 부부장으로 '직급 역진'
고질적 인사적체 탓..적자생존 불가피
검찰 조직에서 계급이 강등되는 '직급 역진'과 적자생존 현상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상명하복과 기수문화가 뿌리 깊은 검찰조직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6일 법무부의 상반기 고검 검사급 인사에서 전보·승진인사 대상 560명 중 21명이 부장검사에서 부부장검사로 직급이 내려갔다. 일부 부장검사는 다른 검찰청 이동 없이 그 자리에서 부부장으로 내려앉았다.
부부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후배 기수와 반대로 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된 선배 기수가 같은 검찰청에서 일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검사는 "지청의 부장검사가 큰 서울중앙지검이나 서울 동·남·북·서부지검으로 옮기면서 부부장 직급을 받는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직급이 내려간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조직은 평검사→부부장검사→부장검사→차장검사→지방검찰청 검사장→고등검찰청 검사장→검찰총장 등의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
통상 14∼15년차인 부부장검사까지 일선에서 수사 실무를 맡고 부장검사부터는 결재 라인에 들어간다. 이번 인사만 놓고 보면 결재권을 행사하던 부장이 수사에 투입된 모양새다.
검찰 내부적으로는 여러 해 계속된 고질적인 인사적체가 한계에 도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장 보직은 한정돼 있는데 변호사 업계 불황으로 조직을 떠나는 선배는 줄고 승진을 기다리는 후배는 갈수록 늘면서 불가피하게 일부 부장들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기수 파괴 또는 직급 강등 인사의 폭이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재로서는 항아리형 검찰 조직을 슬림화할 수단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결국 도태되지 않기 위한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뉴스부